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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22. 2022

쉽게 쓰는 시

마흔여덟 번째 시

몽당연필마냥 조그만 숙녀가 내게 시를 묻는다


숙녀가 신은 노란 구두 위로

벌과 나비들이 줄을 지어 노래를 하고

후하고 날려 보낸 민들레 씨앗들은

서로 헤어지기 아쉬워 눈물을 흘린다

꿈 많은 청년들은 내리쬐는 햇볕이

너무 아름다워 오늘도 살인을 하고

피 흘린 자리 위로 코끼리와 기린이

나란히 손을 잡고 걷는다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환각제 속에서도

나는 차마 죽음을 껴안지 못했다

분명 시는 늘 곁에 살아있었지만

우리는 숨만 쉬는 송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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