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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n 30. 2022

분필

아흔한 번째 시

하얀 막대로 피워내는 수많은 단어

그중에서도 너의 이름만큼은 쓰기 어렵다

흘러나왔다 다시 흘러들어 가는 목소리는

또다시 가슴을 먹먹하고 무겁게 만들고

아무도 없는 텅 빈 교실에서도

벌레도 살지 못하는 이 공허함 속에서도

네 이름 석자 부르기 두렵다

타고 남은 생각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

너와 나 사이처럼 부서지고 남은 하얀 돌로

네 이름을 쓰려다 결국 다시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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