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오, 벚꽃이여

아흔두 번째 시

by 황만복

미안하오, 노을처럼 붉은 낙엽이여

그대 누울 자리에 내가 먼저 한숨을 떨어트렸소


미안하오, 어느 산골 위로 떨어질 소낙비여

그대 돌아올 자리에 내가 먼저 눈물을 떨어트렸소


미안하오, 뿌옇게 군무를 추는 벚꽃이여

그대 쉴 자리에 내가 먼저 봄에 취하였소

매거진의 이전글분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