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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l 01. 2022

깡통로봇

아흔다섯 번째 시

빛 하나 들지 않는 지하 단칸방

눈 뜨자마자 가슴에 한숨을 가득 담아

만원 지하철 유리창을 향해 하얗게 내뱉는다


어수룩한 밤 모든 일과를 끝낸 청년은

고된 피로에 맞설 수 있는 마지막 무기로

별 볼일 없는 미소와 격려를 꺼낸다


어쩌다 보니 단단했던 꿈은 깡통처럼 찌그러졌지만

그래도 다시 잘 펴서 기억과 습관 앞에 잘 세워두어야 한다

그 낡은 꿈이 언젠가 나와 내 사람들을 지킬 로봇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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