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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l 01. 2022

시를 쓰다

아흔일곱 번째 시

남자의 가슴에 그을음이 잔뜩 꼈다

며칠 동안 그리움을 태운 탓이다

반면 여자의 몸은 점점 검게 물들어 갔다

멍투성이 흉터를 스스로 새긴 탓이다


이별하는 일은 마치 비가 내리는 일

늘 고요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은

늘 아름답지도 불쾌하지도 않은

때로는 빗소리에 젖어서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하루 위에 붉게 쓰러지는 노을처럼

매일 지구 위에 발바닥을 붙이는 것처럼

모든 이별 앞에서 사랑은 결단력을 잃고

모든 이별 속에서 사람들은 시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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