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여덟 번째 시
나는 행복하지 않소
삼십팔만 원 반지하 월세집
담배연기로 가득 찬 그곳에
당신과 그리고 다리 한쪽 없는
꼽등이처럼 갈길 없는 꿈만 남아있소
그리워도 망설이던 당신과의 재회와
해 질 녘 노을이 피어있는 고향집
그리고 어머니
어릴 적 당신께서 내게 가리키던 것은
별이 아니라 그저 밤이었나 보오
그래서 고양이가 그리 울었나 보오
허나 기어이 단단한 씨앗을 터트리고
훠이훠이 하늘을 나는 민들레처럼
이 추운 겨울이 지나고 오는 따스한
봄날을 아무리 막지 못하는 것처럼
아직 나는 행복하지 않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