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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l 05. 2022

나는 행복하지 않소

백열여덟 번째 시

나는 행복하지 않소

삼십팔만 원 반지하 월세집

담배연기로 가득 찬 그곳에

당신과 그리고 다리 한쪽 없는

꼽등이처럼 갈길 없는 꿈만 남아있소

그리워도 망설이던 당신과의 재회와

해 질 녘 노을이 피어있는 고향집

그리고 어머니

어릴 적 당신께서 내게 가리키던 것은

별이 아니라 그저 밤이었나 보오

그래서 고양이가 그리 울었나 보오


허나 기어이 단단한 씨앗을 터트리고

훠이훠이 하늘을 나는 민들레처럼

이 추운 겨울이 지나고 오는 따스한

봄날을 아무리 막지 못하는 것처럼

아직 나는 행복하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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