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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만복 Jul 06. 2022

그대여, 미안하오

백스무 번째 시

그대여 미안하오

그대를 만났던 그날처럼

얄궂은 운명이 한 치 앞에 내리었소


못난 날 너무 서운해 마시오

이 못난 인생 마치는 날

그날까지 오로지 그대만 사랑했소


그립다 만남을 재촉하지 마시오

그대 오실 빈자리 위에

못다 한 인연을 매일 밤 수놓겠소


설령 끝일까 두려워 마시오

그대 찾아오시기 편하도록

온 하늘에 은하수로 길을 내어두겠소


혹여 잊으실까 걱정일랑 마시오

세상 모든 바다 곳곳에

이미 그대 생각으로 넘쳐흐르고 있소


긴긴밤 외로움에 그대 잠 못 드실 때

달 하나가 없으면 별 하나로

자장가가 없으면 파도 소리로

매일 밤 그대 곁에 걸어두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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