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닌 당신의 유령에게
한 달에, 1년에 몇 권을 읽었는지가 자랑거리가 되어버린 시대.
당신이 발굴한 문장과 함께 걷고, 살고, 숨 쉴 시간도 없이
금세 다른 문장들을 구겨넣는다.
당신은 게워내면서도 꾸역꾸역 문장을 넘긴다.
잠시나마 당신의 심장을 물들였던 문장은 새 문장들에 깔려 어디에 뒀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가스 라이팅은 무수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사람들은 가스에 취해간다.
가스실엔 당신의 유령과 당신의 피와 살이 되지 못한 문장들만이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