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4.14.목. 전원일기)

이 꽃 대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 아버님 생신상 차려드리며...


도심의 벚꽃잎이 떨어지는 요즈음...

시골 내고향에는 봄꽃이 한창이겠다 싶어...


방송작가로 일하는 첫째딸을 제외하고...

둘째, 집사람과 함께...

학교 다녀온 막내를 기다려...

오후에...

부모님 계신 시골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아버님 생신이 다가오기에...

내려가는 김에 생신상 봐드린다고...

오전 마트에서 사온...

미역에, 고기에, 야채에...

딸들이 사온 케익 등을 챙겨서 출발...


용인 수지에서 1시간여...

꽃 대궐인 시골집에 도착하였지요...

오랜만에 보시는 손녀들...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머니...

아버님은 평소대로 면소재지 경로당에 나가시고...


개나리, 진달래, 목련, 금낭화, 할미꽃이 만발하고...

작약, 둥굴레, 꽃양귀비, 초롱꽃 새싹이 파릇하게 자라 올라오고...

볕 또한 좋으니...

온갖 시름이...

보이는 풍광...

들리는 봄소리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집안밖을 둘러보고...

아버님께서 돌아오실 저녁이 되어가기에...

아랫마당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돌구이판을 얹은 아궁이에 본격적인 불을 땠지요...


겨우내 노상에 방치됐던...

목련나무 아래 평상대...

물부어 깨끗이 씻어내고...


집안에서...

고기며, 야채며, 고기구을 것 챙겨 내와...

조촐한 야외 밥상을 준비했습니다...


아궁이에 오랜만에 군불을 지피는데...

연기만 많이 나고...

장작에 불이 붙지않아 욕보고 있는데...

집사람이 자기 취미라기에 자리를 내줬더니...

앉자마자 불이 붙더군요...

'헐~...'...


한참 돌을 달궈 놓으니...

아버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원래 말씀이 없으신 분...

손녀들이 내리시는 차로 달려가 인사하니...

오늘따라 반갑게 맞으시는군요...

점심때 반주로 한잔 하신 듯...


고기구워내고, 푸성귀 씻어내고...

양념장 내어...

평상대 간이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였습니다...

반주를 곁들여...

목련꽃이 한창인 그 그늘아래서...


"집 사겠다고 서울서 보려왔는데,

마음에 든다기에 내일 모레 계약하기로 했다"...


2002년도 서울생활 정리하시고...

시골 고향인근 전원주택으로 이사하셔서...

텃밭 일구시고...

집안밖 나무심고 꽃심어 가꾸시며...

일가친지들 불러...

먹이고 재우고...

보시 많이 하시며 사셨는데...


연세 드시고...

여기저기 아프시니...

모든 것이 귀찮고...

집안밖 건사하는 것도...

너무 힘드시다셨는데...


마을 초등학교 앞에...

빈 농지가 나와서...

작은 집 새로 지어 이사하시겠답니다...

잘 하셨다고 할밖에요...

가까이서...

친이 뫼시지도 못하는 처지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이집에서의 추억들이 생각나더군요...

객지로 떠돌던 30여년 군생활 마무리 하고...

3년여 어머니가 밥해주시는 것 먹으며...

전원생활하던 그 시절이...


그리고...

만화방창한 이 꽃들, 이 풍광이...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더 애뜻한 분위기로 다가왔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싶고...

내 부모님 나이 드셔서...

많이 힘드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다니...

죄송스럽기도 하고...


이래저래 마음이 무거워...

아버님 먼저 올라가시고...

혼자서 소주잔을 더 기울이며...

서글픈 생각에 잠겼었지요...


산자락이라...

서늘한 한기가 느껴져...

뒷처리를 하고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아버님 방에서...

화투로 오간을 떼시는 할아버지 곁...

방바닦에 엎드려...

이것저것 신기해 하던 딸들 웃음소리...

참 듣기 좋았습니다...

조용하던 커다란 집안에...

웃음소리가 오랜만이셨겠다 싶고...


내일 출근하는 둘째...

그래서...

잠시 쉬었다가...

어둑어둑해져서...

낮에 챙겨놓으신 봄나물 싣고...

시골집을 떠나 올라왔습니다...


큰아들 식구들...

멀리 사라질 때까지...

현관에 불을 켜놓으신 것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하더이다...

그 때까지 현관에 나와 계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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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봄날...

볕 좋고...

꽃 좋고...

새소리 좋고...

그래서...

마음 푸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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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창'...

꽃 대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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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전...

서울생활 정리하시고...

고향인근 전원주택으로 낙향하신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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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정성 쏟으시며...

가꾸셔서...

보기좋아...

일가친지들 오라해서...

많이 챙겨 먹이시며...

즐거이 보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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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로하셔서...

텃밭이며...

집안밖 건사하시기 너무 힘드시다고...

집을 팔기로 하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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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마지막 봄꽃들 보는 듯하여...

더욱 애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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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정성이 깃들인 곳인데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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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버님 생신...

미리 챙겨드리는 준비...

아궁이에 불지펴...

돌판 구이를 할 작정...


목련꽃 그늘 평상대에서...

책을 읽는 막내...

엄마 아궁이 불때는데서...

졸고 있는 둘째...

군불 때는데 삼매경인 집사람...

어느 봄날 오후 풍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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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음악소리...

감미롭게 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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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과...

푸른 소나무...

그리고...

한창인 목련꽃...

그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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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주는 메세지...

'희망'...

'청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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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산자락 해가 걸리니...

더 고즈넉한 풍광...

'너희들을 다시 볼 수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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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방에서...

딸들 웃음 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서운함을 가슴에 담지요...

이곳을 추억하며...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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