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물을 뜯을 테니 너는 두릅을 따거라 / 어느 봄날 어머니와...
나는 나물을 뜯을 테니 너는 두릅을 따거라(4.18.월. 전원일기)...
점심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고향 부모님댁...
마당의 꽃들...
화려함의 정점이 지나고 낙화가 시작됩니다...
"뭐하러 이런 것 사왔니? 먹기는 잘 먹겠다마는..."...
과일이며 건강음료를 받아드시며 하시는 어머니 말씀...
챙겨주시는 점심...
어제 아버님께서 앞산자락에서 따왔다는 맛스런 두릅이 눈에 들어옵니다...
"올해 첫 두릅인데 삶을 때 향이 너무 좋더구나. 많이 먹어라."...
어머니께서는 자투리 두릅 삶은 것을 드시고...
저는 커다란 모양 좋은 두릅을 먹었지요...
"몇일전 네 고모를 주하와 동하가 모시고 왔더구나."...
연로하신 서울 고모님 이야기를 하시는 것입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다 되셨더구나. 가끔 깜박깜박 하신다고도 하고..."...
"........."...
"저렇게 늙지는 말아야지 싶다. 날 좋은 날 따뜻한 밥해먹고 조용히 갔으면 좋으련만..."...
"........."...
모든 부모님들...
자식들 걱정 한이 없으시지요...
자식들 뒷바라지에...
당신들 몸 늙어 성했던 몸 진토가 되어가는데...
내 부모님들도 꽃같이 좋았던 시절이 있으셨겠지요...
봄날같은 좋은 시절 다가고...
꽃잎 떨어지듯...
가슴에 멍드시고 서러움이 한가득이실 듯...
"나는 나물을 뜯을 테니 너는 두릅을 따거라."...
어머니께서는 또랑에서 미나리와 돗나물을 뜯으시고...
저는 앞산자락에서 두릅을 땄습니다...
'그래 너는 매년 이렇게 혹독한 시련을 격는구나.'...
커다란 두릅나무를 갈구리로 휘어서 갓피어난 햇순을 따내는 것...
참으로 나무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요...
늦은 오후...
복사꽃에 취하여...
집 안밖을 돌아보는데...
아버님 차량이 보입니다...
"큰애 왔구나. 술한잔 했는데 취하는구나."...
기분좋게 동네 어르신들과 술을 드신 모양이시네요...
많이 낡은 아버님 차량...
18년여를 함께 한 차량...
바닦 깔판에 흙과 먼지가 흥건하길래...
들어 내어 떨었습니다...
"됐다. 그 차도 수명이 다 되어가는 것인데..."...
윗마당을 오르시며 취하신 모습을 보이시네요...
말씀도 많으시고...
"이리 와서 이 복숭아 나무 꽃좀 보거라."...
화사한 복사꽃을 감상하시며 옛 추억을 말씀하십니다...
"올해도 맛스런 복숭아가 주렁주렁 달리겠지... 내년에도 그 다음해에도..."...
"........."...
"이 명품 소나무 이 자리에 어린 은정이가 올라가서 놀던 때가 엊그제 같구나."...
"........."...
거실로 들어서니...
오후에 뜯어오신 나물들을 다듬으시는 어머니...
"왠일이요? 잘 안드시는 술을 다하고..."...
"경로당을 나서는데 영홍이 아버지를 만나서 술한잔 했지."...
"잘 했네. 지난해 간 고등어를 보내주어 잘 먹었는데..."...
아버님은 취하신다고 방으로 들어가시고...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돗나물을 다듬었습니다...
"시골은 봄되면 집안밖에 먹을 것이 지천이란다. 자기만 부지런하면..."...
"........."...
"이 돌미나리는 깨끗한 것이니 잘 썰어서 생으로 비벼먹으라고 해라."...
"........."...
저녁을 안드시고 주무실 것 같아서...
시원한 야쿠르트를 컵에 따라서 아버님께 갔다드렸습니다...
누워계시던 아버님...
차가운 것은 싫다시면서도...
"드시고 나면 속이 편하실꺼여요."...
몇번을 권하니 시원스럽게 드시는군요...
어머니와 둘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또 두릅이 나왔지요...
모양좋은 녀석들로...
저녁식사후...
어머니와 아랫마당으로 내려가...
소나무를 옮겨심었습니다...
옆에서 어머니가 거들고...
삽으로 분을 뜨듯 둥굴게 파서 옮기려는데...
그 작은 소나무...
길고 굵은 뿌리가 깊게 내려가 있어...
파내기가 쉽지 않았지요...
이 작은 나무가 이렇게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니...
조금은 안스러웠지만...
더 좋은 자리로 옮겨심었습니다...
잘 자라 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으로...
그러나...
뿌리를 많이 다치게 했기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듯하여 마음이 무거웠지요...
비가 내립니다...
갑자기...
그 비를 피해 얼른 뒷마무리를 하고...
현관으로 들어섰습니다...
비바람 부는 것처럼...
'왜 마음이 이렇게 착잡한 것일까요?'...
처연히 떨어지는 봄꽃이며...
다하지 못한 정성으로 심어진 소나무며...
한세월 사신...
내 부모님 외소한 삶의 모습들 뵈오며...
고향으로 낙향하시던...
그 이듬해에 심으셨다는...
복숭아 나무가 우아한 꽃을 피웠습니다...
멋스런 소나무와 어울려...
품격을 더하고...
저 소나무 등걸...
10여년전...
우리 큰 애를 저기에 올려 놓으시며...
좋아하셨던 아버님...
분홍빛 복사꽃을 보노라면...
무언가 모를 그리움이 사무칩니다...
초가을 향기좋은 복숭아를...
키워내겠지요...
점심때 챙겨 내놓으신...
올해 첫 두릅...
향이 좋고 씹는 맛도 일품입니다...
점심을 먹고...
"나는 나물을 뜯을 테니 너는 두릅을 따거라"...
오른쪽 목련꽃잎은 떨어져 내리고...
왼쪽의 배꽃이 흐드러집니다...
앙증맞은 꽃모양...
머리를 따올린 여학생 모습같고...
아랫마당 텃밭...
감자, 강낭콩, 취나물, 부추...
제법 자랐군요...
몇해전 산에서 파다 심은...
관중...
연한 새잎을 틔우고...
오후에 뜯어오신...
나물을 다듬고 계십니다...
"뭔 사진을 또 찍냐?"...
어머니와 함께...
나물을 다듬었지요...
돗나물...
초고추장에 묻혀먹으면...
맛이 좋겠지요...
두릅...
'너를 따면서 마음이 편치않더라'...
'화무십일홍'...
꽃잎은 떨어져 내리고...
왼쪽 대추나무는...
아직 움을 틔우지 않고...
앞의 감나무도...
늦게 싹을 틔울 듯...
아침에 보는 금낭화...
더욱 탱글탱글...
아침 산책길...
저 들녁도 푸르름으로 가득할테지요...
못자리가 들어서니...
본격적인 농사철임을 알립니다...
조팝나무 꽃필 때 못자리 내고...
이팝나무 꽃필 때 모낸다지요...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언제 보아도...
가슴두근거리는 복사꽃...
언제 또 보랴싶어...
다시 찾아...
한참을 올려다 봅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