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나무 죽이고, 감나무 살리기 / 전원생활 이야기...
나이 들어 가면서...
고집스러워져...
남의 생각보다는 내 생각이 맞다는 신념이 굳어지는 것...
긴 세월 체험에서 얻는 교훈인지는 모르지만...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참으로 힘겨운 일입니다...
내 어머니께서도...
몸과 마음이 예전같지 않으셔...
전에답지 않으시게...
고집만 느시고...
당신 의지대로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상 노인네 다 되셨지요...
10여년을 잘 키워온 복숭아 나무 한 그루...
봄에 예쁜 꽃 보고...
늦 여름 맛난 복숭아를 먹어 왔는데...
올해 수확이 예전답지 않다고...
베어 내신다고 으름장을 놓으시더니...
요즘은...
남의 밭에 그늘진다고 커다란 가지를 베어내어...
모양이 이상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봄에 꽃이라도 보시겠다고...
한쪽으로만 키우신다네요...
그리고...
밑거름이 너무 많다며...
수북한 거름을 퍼다가...
한창 발육좋아 실한 감을 달고 있는 감나무에...
북돋아 주십니다...
'잘 되는 놈에게 거름 줘야지'라시며...
우리네 세상이...
다 그렇지요...
남보다 잘 되어...
난체하고 거들먹거리는 삶이...
성공한 삶으로 인식되는 세상이니까요...
'세상에 의인은 없다'고 했나요?...
일신의 영달만 마음속에 가득하고...
인류 보편의 진리와 호혜평등을 존중하는 것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개, 돼지와 별반 다른 삶이 아니지요...
내 일신의 영예와...
내 가족만 잘 살면 상관없다는 비윤리적 삶이 된지 오래되었습니다...
내 어머니...
오후에는...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 있는...
사과나무 굵은 가지를 잘라 내시고...
대추나무 가지를 솎아 내시네요...
아직 열매를 키워가는데...
아랫마당에서...
톱 소리, 도끼 소리 들리어 내려가 보니...
힘겹게 가지를 베어 내시고...
굵은 가지를 손 도끼로 찍어 내십니다...
가을걷이 끝나고 하셔도 되는데 싶고...
한참을 어머니와 입 씨름하고 올라왔네요...
많이 앞서 가십니다...
텃밭 농사도...
시간 두고 더 키워 먹을 수 있는데도...
상추며, 오이며, 호박이며...
한창 실한 것을 뽑아내고...
새로운 작물 심기에 여념이 없신데...
어머니와 말 다툼하기 싫어...
속만 끓이고 있었지요...
남은 세월 급하게 당겨서 쓰셔야 할 일이 있으신 듯...
망령이 들으셨나 싶기도 하고...
더 늙어 가시기전에...
삶을 정리하시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즈음...
집안의 자잘한 오래된 물건들을...
버릴 것은 버리고...
쓸만한 것들은 남들 주시며...
헌 이블, 옷가지를 내다 태우시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어머니의 이런 행동을 바라보며...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왜일까요?...
몇해전 8월 초...
복숭아를 따서 박스에 챙기시는 어머니...
6월 초 어느날...
복숭아 봉지(Yellow Ribbon)를 씌우고 나서...
허리 아프시다고 앉아서 남은 봉지 챙기시는 어머니...
오른쪽 아래 잡풀 뽑으시는 아버지...
아침 식사후...
덥기전에...
집옆 복숭아나무...
거름을 옮깁니다...
어머니와...
음식 찌꺼기며...
잡풀들 모아 썩힌 거름...
올해...
복숭아 열매가 시원치 않아...
속상해 하신 어머니...
성의만큼 보답못했다고...
오른쪽...
남의 집 콩밭에 그늘 진다며...
커다란 가지를 잘라내셨는데...
겨울오기전에 굵은 가지를 베어내신답니다...
그리고...
아깝다며 거름을...
아랫마당으로 옮기셨지요...
복숭아나무 거름 마무리 하시는중...
5월 어느날...
감꽃...
그리고 실어 온 거름을...
아랫마당...
감나무에...
북돋아 주십니다...
올해 달린 감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해걸이로 내년에 많이 달릴 감을 위하여...
그리고...
시원한 물을 듬뿍 주시네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감...
더 많이 달렸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요?...
매년 많이 달리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지요...
감나무에게도...
집 베란다에 말리시는...
맷돌 호박...
가지 꽂이...
수세미 조각들...
구찌뽕나무...
잎사귀가 실하여...
잎 말려 쓰려고...
잎따고 가지를 잘랐습니다...
가시가...
무지막지하군요...
잎을 따내니...
뽕잎 딸 때처럼...
흰 진액이 떨어집니다...
따온 구찌뽕나무 잎을...
씻으시는 어머니...
"시골은 할 일이 끝이 없단다~"...
그늘에 잘 말려...
썰어서...
차로 우려낼까 합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