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수채화 / 세째딸과 어머니
올해 숲해설가로 자연휴양림 첫 근무중인데
퇴근시간 2시간 전인 4시경
착찹한 마음 달래려 식생조사차 산행중에 어머니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녁 집에 와서 먹어라~"
큰 아들이 낙향해 고향에 머물며 군인생활과 다른 숲해설한다니
어머니로써 마음고생 많이 하시고 계시지요.
더 더욱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보니 여러모로 안스럽고 그런가 봅니다.
2주에 한번씩 이발하는 날
내일 자연물로 만들기 수업도 있고 해서 생극면 소재지 미장원에 들러
산뜻하게 이발을 하고 집으로 향했지요.
평상시 어디 들릴 때도 없어
집에서 휴양림, 휴양림에서 집으로 그러고 있습니다.
집앞뜰에 자리를 깔고 삼겹살을 굽고 계시는군요.
소나무 그늘에서...
세째딸이 자기가 먹을 것이지만 잔 심부름한다고 바쁩니다.
아버님은 벌써 드시고 아래마당 평상에서 라디오를 들으시며 화투로 소일하고 계시네요.
최근에 50여년 피워오신 담배를 끊으시고 의지력 시험을 하고 계십니다.
빨리 나오라고 성화시네요.
시원한 반바지 차림으로 나갔습니다.
푸성귀에 삼겹살 그리고 소주 한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군요.
저의 어머니는 어느 어머니나 마찮가지겠지만 자식들을 끔찍히 챙기십니다.
특히 안스러운지 제게 너무 신경을 쓰시니 오히려 제가 불편하지요.
장날에 더운 날 아랑곳 않고 커다란 우유를 끊이지 않고 사오시고
복날에 닭 사와 삼계탕 해주시고 입는 옷 구질구질하다시며 옷이며 신발 사오십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다리가 불편하심에도 버스를 두번 세번 갈아타시면서...
방학을 맞아 시골에 온 막내 손녀딸
아빠 엄마때문에 고생한다며 많이 많이 챙겨주시네요.
조용한 막내딸 할머니 말씀 잘 따르고 다소곳 하니 무척이나 좋아하십니다.
말수없는 큰 아들, 투박하신 아버님이신데
막내 손녀딸이 와서 말동무도 되고 두런두런 얘기하시는 모습 흐뭇해 보이시네요.
먹거리 뒷처리하고 나니 윗마당으로 저녁노을이 집니다.
토마토를 내오셔서 시원한 저녁바람에 모처럼 아버님도 함께 하시고 평온한 밤을 맞이 했지요.
노인양반들 연속극 보신다며 먼저 들어가시고 주위에 모기향 피워놓고 막내와 자리에 누워
구름도 보고 하늘에 나타나는 별도 보며 그렇게 어느 여름밤을 보냈습니다.
딸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하면서...
여름방학을 맞아
아빠 고향에 내려온 막내딸
고 3 공부한다고 애쓴다시며
윗마당 잔디밭에서 고기를 구워주시는 어머니
저 아랫마당 평상에는
먼저 드시고 화투로 소일하시는 아버님
"얘! 사진 그만찍고 어서와서 먹거라~"
상추, 깻잎, 오이, 고추
텃밭에서 따오신 것입니다.
오이소박이, 깍뚜기
소주한잔 곁들여 먹었지요.
참 오랜만에 정감있는 저녁입니다.
저녁 노을이 지는군요.
뒷처리 하시고
연속극 보시겠다고 먼저들 들어가시고
딸과 잔디밭에 팔 베고 누워
하늘 올려다 보며
하나 둘 나타나는 별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2011년 8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