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2.23.금. 겨울숲)

적나라(赤裸裸)한 겨울 숲 / 용인 수지 너울길

숨막히게 울울창창하던 여름 숲에 비하면

겨울 숲은 보여줄 것 다 보여준다는 듯 적나라(赤裸裸)합니다.

겉옷을 훌렁벗어 버린 듯...

그렇게 비밀과 베일에 가려있었는데...


지난 계절 열정적으로 꽃 피우고, 잎사귀 틔워 풍성하더니

씨앗들 보내고 나서

이제는 모든 것 내려놓고 홀가분한 자태지요.

소임을 다 마친 은퇴자의 모습으로...

그래서

숲의 구석구석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낙엽을 떨궈 시야가 확보된 겨울 숲속에서는

제법 멀리까지 내다 볼 수 있어

앙상한 가지에 들어난 새 둥지도

이렇게 가까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커다란 나무위에서 활동하는 새들의 활동 모습도 심심치 않게 자세히 관찰할 수 있지요.

아울러 새들 지저귀는 소리도 온 숲속에 울려 퍼지고...


따사한 겨울 햇살이

숲속 구석구석을 비추어

올해 새로 돋아난 어린 나무에게도 응원을 보내니 눈에 띕니다.


겨울 숲에서는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여건이 되어

겸손해질 수밖에 없지요.

한계절 잘 컸다고 자랑하기도 그렇고

'나의 웃자람으로 인해 그늘에서 지내야 했을 동료 나무들을 생각하면'


큰 나무나 작은 나무나 모두

이제 푸르른 하늘을 향하여

양손 벌리고 우러르고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지나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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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모두가

하늘향해 두팔 벌려

따사한 겨울 햇살을 불러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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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아래는

떨구어낸 수많은 낙엽이 수북하여

밟을 때마다 '부시럭'거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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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낙엽은

미세한 생명체에 의해

벌써 미이라가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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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내려 놓아진

시계와 공간이 확보된 겨울 숲은

멀리 내다 보이고

새소리도 멀리 퍼져 나갑니다.

감출 수 없는 적나라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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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생명체를 위하여

지난날 그렇게 열정적으로 꽃피우고 잎틔우며

열매를 맺은 것이지요.

아카시 씨앗들 남은 삼형제

이제 안온했던 삶에서 벗어나 모험적인 삶이 시작될 것입니다.


시인 조인스 킬머는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는 결코 볼 수 없으며, 오직 신만이 나무를 만들 수 있다’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A,poem Lovely As a Tree)’ 라는 시에서 노래했다.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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