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온 종달새 편지(12.31.토.어머니의 근심)

영하 10도 추운날 전원생활 이야기/경기도 이천시 율면 고당1리 2-4

한겨울

호젓한 시골 산자락 전원주택에서

여든을 바라보시는 부모님 두 분이 지내시려니

소일거리가 없는 겨울이라 많이 적적하시답니다.


아버님께서는 아침식사후 면소재지 경로당에 나가셔 소일하시다

저녁나절에 들어오시니

집에 혼자 계신 어머니께서는

감옥이 따로 없으시다고 하시네요.


산자락이라 불어오는 바람도 더 매서워

오후 따사한 햇살이 반가운 시간에나

윗마당 아랫마당에 나가셔서 한바퀴 돌아보는 것이

유일한 바깥 나들이랍니다.


그외 시간은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시며 긴 겨울을 보내고 계시다네요.


이른 저녁을 해드시고도

아버님께서 방에 들어가시고 나면

서늘한 거실에 혼자 남으셔서 연속극을 보시며 긴 밤을 보내신답니다.


어느날

밤 늦게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데

거실로 나오신 아버님께서

"늙은이가 하루 종일 TV만 보고 있는가?"하시기에

부화가 나시기에

"늙은이가 왜 안죽고 늙어서까지 잔소리여~"라며 쏘아 붙이셨고

그 이후로

몇날 몇일을 서로 말도 않으시고 지내셨다고...


아침에는 동태찌게를 끓여 내셔서 먼저 식사하시고 서울 올라가신 아버님을 뒤로 하고

어머니와 오랜만에 아침을 먹었지요.

"여짓껏 있는 반찬으로 김치와 김치국 끓여 먹으며 지냈더니 질리더구나"시며

모처럼 장호원 장에서 장을 봐 오셨답니다. 아버님 차로...

오랜만에 내려온 큰아들이라고...


점심에는 돼지고기를 넣은 얼큰한 김치찌게를 끓여 내셔 드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키우던 닭이며 개도 다 처분하고 지내니 몸이야 편한데 너무 심심하구나"


언제 올라가냐시며 몇일 더 있다 새해초에 올라가라시네요. 부적 써주신다고...

무슨 부적이냐고 하니, 올해 교통사고도 나고 직장 문제며 가정사 불협화음도 그렇고 해서

내년에는 좋은 일있으라고 새터에 있는 절 스님께 부탁하여 효염있는 부적을 써주신다는군요.

"돈이 문제냐~ 자식들 잘 되면 그만이지"


"막내도 내려 온다니 부적 써 줄란다. 얼굴이 못났냐? 번듯한 직장이 없냐? 회사 임원인데...

가정사가 복잡하여 신경쓰며 사는 모습 안스럽더구나"

일전에 서울 올라가시며 꿀에 인삼재운 것을 가지고 가셔서 전해주는데

혼자 산다고 후줄근하게 나왔는데 얼마나 처량하던지

내려오는 내내 가슴이 아프셨다고 하십니다.


따뜻한 오후

글쓰는 작업과 이력서 준비를 하는데

귤과 사과, 땅콩, 은행을 내놓으시며 면소재지 마트에 운동삼아 다녀오시겠다고

추운 날씨에 중무장을 하시고 나서십니다.

현관으로 나가시기에 따라나서며

"휴대폰은 챙기셨어요?"

"무거워서 놓고 간다"

"길 미끄러우니 조심히 다녀오셔요"

"그래서 등산화 신고 간단다"


추운 겨울이라도

햇살의 따사로움은 여전합니다.

얼만 지났을까요.

어머니 나가신지 두어시간이 되었는데

어디서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얼른 베란다로 나가서 소리를 들어보는데

조용합니다.

잘못들었나 싶어 들어왔는데

한참후 어머니 목소리가 또렷히 들리네요.

현관에 나가보니

아랫마당 의자에 힘겹게 앉으셔서

"올 때가 되면 밖을 내다봐야 할 것 아니냐?"시며

섭섭하셨는지 퉁명스럽게 말씀하십니다.

"무거워서 질질 끌고 왔단다. 가지고 올라가거라"

아들 먹일 것이라고 커다란 만두와 먹거리를 잔뜩 사오셨던 것이지요.


노곤하신지 한잠 주무시고

저녁 준비하시며 하시는 말씀

"이 나이에 내가 다 큰 자식들 걱정해야겠냐? 자식들 보호받을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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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최고로 추운 이른 아침

산자락이라 더욱 춥지요.

서울 올라가신다는 아버님을 위해

오래된 아버님차 성애도 제거하고 청소도 하는 중에

히타를 틀어서 차내 온도를 높여 드렸습니다.


식사를 마치시고 말쑥한 차림으로

아랫마당으로 내셔서시는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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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시경

춥지만 화창한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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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분위기

앞쪽 비닐로 싸맨 것은

추위에 약한 감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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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햇살이

이렇게 반갑고 따뜻할 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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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추운 시간이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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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따뜻한 시간이

분면히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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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랫마당

평상대 앞으로

점심식사후 운동삼아서

면소재지 마트에 가신다고

중무장하고 나서시는 어머니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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