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한 송어 이야기 / 통고산 자연휴양림
여름 휴가철 성수기
세차례의 민물고기 맨손잡기 체험 행사를 마치고도
커다란 송어들이 물놀이장에 많이 살아 남아
역동적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참으로 좋았습니다.
운좋은 양식 송어들
사람의 손은 피했어도
장마의 폭우는 더욱 큰 시련이었겠지요.
순식간에 불어난 계곡 흙탕물
그 물살에 떠 내려간 녀석들도 많았지만
저 아래 야영장 앞 더 넓은 물놀이장이 삶의 터전이 되었지요.
두곳의 물놀이장에
50여 마리가 넘는 송어들이 3개월여가 지나 겨울 초입까지 잘 살아 남아
기특한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간혹
경우 없는 등산객들이 객기를 부린다고
얕은 물속에 들어가 잡아가는 것을 만류도 해보고
객실 손님들의 철없는 돌팔매질을 제지도 해가며
나름 계곡에 적응하여 땟깔이 좋아져 무지게 빛을 발하며
활기차게 노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마음의 평안을 주기도 했지요.
겨울철이 다가오며
먹이 활동은 열심인데
먹을거리가 별로 없어서
점심식사후 올라오는 길에
잔밥을 가져와 주곤 했더니
얼마나 잘 먹던지요!
원래 육식성 어종인데
배가 고프니 탄수화물도 잘 섭취한 것인 듯 합니다.
그렇게 한달여를 밥알을 주어 왔는데
15KG 남짓한 물고기용 사료을 얻어 오셨기에 던져 주니
물속에서 난리가 나곤 했지요.
입맛에 맞는 먹이이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봄까지 잘 관리하려
사료도 더욱 듬뿍듬뿍 주고
낙엽도 걷어주며 마음을 쓰고 있던 차에
엊그제 이틀을 쉬고 출근하여
먹이를 주려고 아래 물놀이장을 찾았는데
물고기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건너 저 편으로도 가보며
유심히 살피던 차에
물놀이장 가의 커다란 바위위에 배설물 있어
관찰해 보니 수달의 것이었지요.
하루하루 송어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생각은 했지만
설마 수달이 전부 먹어치우리라곤 미쳐 생각을 못했습니다.
수달 자신이 최상위 포식자라고
자기의 영역이라고 잘 보이는 곳에 배설을 해놓은 듯했지요.
씁쓸한 마음을 챙겨 부랴부랴 위쪽 물놀이장으로 향했습니다.
녀석들는 무사할까 하고
가쁜 숨을 내쉬며 물위 낙엽 아래를 유심히 살펴보니
물고기의 놀림이 보여서 안심했지요.
아래 물놀이장 먹이까지 더하여 듬뿍 사료를 주었습니다.
수달이
아직 여기까지는 올라오지 않은 듯한데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상황
휴양림 직원들과 숙의 결과
더 높은 곳의 사방댐에 방사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자연의 섭리에 맡기자고 했지요.
용케 살아 남으면 감사한 일이고
잡혀 먹으면 서운한 일일테고
그렇게 무지게 송어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민물고기 맨손잡기 체험행사 준비
좁은 공간에서 양식되어 온 송어
계곡 물에 풀어 놓으니
'물만난 고기'
생기있었지요.
3일 천하후 체험 행사
사람의 손에 잡혀
짧은 생을 마감한 녀석도 있었고
장마철 폭우에 떠내려간 녀석들도 있었는데
3개월여 가까이 살아남은
운좋은 녀석들이 있어
계곡 물에 생기가 돌곤 했었지요.
겨울 잘 나라고
사료를 듬뿍듬뿍씩 주어 관리했는데
수달 배설물
멀리 저 아래서 올라온
수달에게 모두 잡아 먹혀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리고
12월 중순
계곡물이 꽁꽁 얼어 붙었지요.
2야영장 상류도
숨구멍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얼어 붙었습니다.
우려가 현실로...
이곳까지 수달이 올라와
송어 씨를 말렸군요.
수달의 배설물
송어들이 수달에게 잡혀 먹힌 흔적
'자연의 섭리'라면 섭리
그래도 씁쓸함은 어찌 할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역동성 있는 숭어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게 되었지요.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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