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3.11.일. 나무의 숙명)

나무로 살아 간다는 것 / 통고산 자연휴양림

하늘이 나무에게 내린 형벌아닌 형벌

- 뿌리내린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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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같은 시기에 심은

전나무들

한해 한해가 지날수록

그 길이는 엊비슷하지만

그 굵기에 커다란 차이가 생겨

이제 크게는 다섯 배 가량 차이가 생깁니다


자라야할 터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앞 뒤 옆, 줄을 맞춰 심겨진대로

자람을 시작하지만

바탕이 돌인 곳도 있고

부엽토인 곳도 있고

햇살이 그리운 곳도 있고 하여

시작부터 같은 듯 다른 출발이었습니다


그래도

살아내야 할 이유가 있기에

누구의 그늘이라 탓 아니하고

척박함을 위로하며

내 방식대로 열심으로 살아내야지요


그래서

나이테는 더욱 조밀하고 단단하여

시련만큼이나 옹골찬 나무로 자라게 될 것입니다


천년을 향한

숨죽인 비장한 준비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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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때는

주변의 소나무들 처럼

수려한 금강송으로 불렸지만


어찌 어찌 잡은 터

양지 바르고 흙 좋아라 했건만

길이 생기고

전봇대가 들어서며

내게 시련이 시작되었습니다


나의 웃자람을 시기하여

해마다 아픔을 겪었네요


지금은

모양새 우스운 모습이지만

내 고집 꺽고

옆으로의 삶을 개척하여

나름 살만합니다


옆의 영혼 없어 꿈도 없는

전봇대에 비할 바 아니겠지요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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