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노루귀와 처음나온 족도리풀꽃 / 통고산 자연휴양림
일찍 나오신 당신께
늦게 나온 내가 부담스럽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당신보다 훌쩍 꽃피워 봅니다
나는 위를 향해 예쁜 꽃 피웠건만
당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래를 향해 꽃답지 않은 꽃 피우는군요
'당신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보아줄 사람만 있으면 돼지요'
연초록의 고로쇠 잎과
노란빛이 도는 꽃
물가 습기가 많은 곳에
무리지어 피어나는
개별꽃
검은 꽃술이
꽃잎의 점같이 느껴지는군요
겸손한 꽃
족도리풀 꽃
잎사귀 아래
꽃잎이 다정하고
한철이 지나
끝물인
노루귀
늦게 나와
봐주는 이 없어도
의연하게 꽃을 피우고
저마다의
화사함을 자랑합니다
사이좋게
함께 피어나는
첫 족도리풀 꽃과
늦 노루귀
저마다의 의지
저마다의 아름다움
저마다의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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