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무를 다듬을 테니 너는 복숭아 나무에 살충제를 주거라
이른 아침 식사전
밥 앉혀 놓으시고
수돗가에서 열무를 다듬으시는 어머니
복숭아 나무에 진딧물이 많이 끼었다고
살충제를 분무기에 타서 나무에 한참을 뿌립니다.
진딧물은 죽을테고
복숭아 나무는 잘 자랄테고
누구의 희생이 따른다는 것
나의 갖춤을 갖춰 가노라면
아침식사를 하고는
오이, 토마토가 쑥쑥 자라 올라 오기에
거치대를 설치해 주기로 했지요.
몇해전 거치대는 썩어서 버리신 모양이고
새로이 장대를 박고 지지대를 대주고
줄을 연결하려니 사다리에 오르락 내리락
뜻대로 되는 것이 없고
땀은 비오듯하고
일에 진척은 없고
슬며시 화가 치밀어 오고
과일 내오신 어머니께
괜히 화풀이
나오셔서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
아버님께도
편찮으신 큰외삼촌
병문안 오신 이모님들과 이모부님
그 분들과 큰외삼촌댁에 가셔서
어찌 되었든
혼자서 일을 해야될 판
말 그대로
북치고 장구치고
'힘든 고비가 있는 것은
일을 이룰 때가 되었다는 것'
차려 놓은신 점심을 먹고
청소기를 돌리고
샤워를 하고
노곤하게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다녀오신 소리가 들리며
아버님께서
"잘 됐더구나!"하십니다.
칭찬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군요.
주렁주렁 달릴
토마토, 오이들
그것들 보시며
흐뭇해하실 부모님을 생각합니다
물론
어머님의 돌봄이 있어야겠지요
2018. 6. 3.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