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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May 17. 2019

까마귀 부부 이야기(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5.17.금.까마귀 부부 storytelling)




까마귀의 출입이 잦은

쓰레기 분리 수거장 주변





까치와 까마귀에 대한

사람이 지어낸 편견


한 녀석은 희망의 상징

한 녀석은 절망의 상징


생김새과 빛깔, 우는 소리의 혐오성 때문에

미움의 대상이 되었는데

다분이 인간의 편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리하기로 치면

까치보다는 까마귀가 더 영리하다고 하지요.

좋게 표현하면 지혜의 상징이 될 수도 있었는데


여하튼

우리 휴양림 쓰레기 분리 수거장에 

아침 저녁으로 출근하는 까마귀 부부가 있습니다.

녀석들

곱게 그 자리에서 음식물을 먹으면 좋으련만

여기 저기 집적거리며 물고 다니며 먹다보니

수거장 주변이 늘 어지렵혀지게 되었지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퇴치방법으로 돌 팔매질을 해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방법으로도 해결이 안되어 극약을 처방하여

먹거리에 넣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천성이 지혜로운 새인지

약을 넣은 음식물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다른 음식물만을 건드리곤 하였지요.


휴양림 쓰레기 분리수거장

까마귀의 래방

분리 수거된 음식물을 파헤치며 먹다보니

주변이 지저분해져 원성의 대상

돌 팔매질에 쥐약 넣은 음식물로도 허사


그리하여

늘 원성의 대상이 되었는데

몇 달후

산자락 펜션에서 느긋하게 휴일 아침을 맞이하는 중에

귀에 익숙한 까마귀 소리를 들었습니다.

까치 소리가 아닌 까마귀 소리

저도 썩 기분 좋은 순간은 아니었는데

이 까마귀 품세가 많이 눈에 익숙한 녀석들인 부부 까마귀였지요.


그런데

새끼인듯한 작은 까마귀 세마리가 나뭇가지에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부의 연을 맺고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자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새끼를 부양하랴 많이 바쁘고 힘에 겨웠을 까마귀 부부를 생각하니

사람의 편리데로 재단하고 처단하려 했던 행동이 반성되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휴양림에서 이곳 산자락으로

먼 거리 먹을 것을 물어 날랐을 의로운 행동에 박수를 보낼 수 있었지요.


어느날

산자락 숙소에서 휴일 아침을 보내고 있는데

귀와 눈에 익숙한 부부 까마귀

새끼인듯한 작은 까마귀 세마리가 

나뭇가지에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


이제껏

새끼를 건사한다고

사람들의 눈총과 질타를 아랑곳않고 

먹이를 물어다 날랐던 것


그래서

초겨울에 접어든 지금도

아침 저녁으로 까마귀 소리를 듣지만

그 까마귀 가족이라는 생각이 드니

입가에 미소가 번지곤 합니다.


힘 내거라!

까마귀들아~


너희들은 분명 겉은 검지만 속은 맑아

맑은 듯 행세하는 속 검은 사람들보다 훌륭구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WALDEN중에서



'이 새벽의 종달새' 블로그  http://blog.daum.net/hwangsh61

BAND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http://band.us/#!/band/6160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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