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0.26.월. 세딸들)

세딸들 신발 닦아주기...

종달새 홈페이지 : http://blog.daum.net/hwangsh61


주말...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내다...

저녁이 되어서야...

현관 신발장에 껴껴히 들어앉아있는 식구들의 신발을 보면서...

정리정돈할 겸...

신발을 닦아줄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세딸들...

대학생활에...

직장생활에...

많이 바쁜가 싶어...

측은한 생각도 들기에...

신발을 꺼내놓고 한켤레 한켤레...

화장실로 들고가서 못쓰는 치솔을 이용하여...

물을 적셔 비누를 문질러 신발 옆 프레임을 닦았습니다...


1시간여...

신발을 닦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이 신발들을 신고...

학교며 직장을 오간다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애쓰고 힘들어 했을 딸들...


일어나기 힘든 이른 아침...
아침식사는 하는둥 마는둥...
꽃단장하기 바쁘다가...


차시간에 맞추어 늦지 않으려...

숨이 차도록 뛰기도 했을 것이고...

추운 날 발을 동동거리며 버스를 기다리기도 했겠지요...

비오는 날이면...

못챙겨온 우산을 아쉬워 하며...

그 비를 촉촉히 맞기도 했겠지요...

신발에 젖어드는 물기와 함께...


집을 나서...

어디를 가든 함께 했을 이 신발들...

구두도 있고, 운동화도 있고, 샌들도 있고...

없는 용돈 쪼개, 사신었을 신발들...

철지난 것도 있고, 많이 더러워 안신는 것도 있는 듯하고...

밑창이 떨어져 너덜데는 샌들을 보면서는...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넉넉하였더라면...

누구처럼...

명품으로 마음에 드는 신발, 구두를 사주었을텐데...

그러하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이란 이런 것인가 싶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저와같은 생각이겠지요...


기특한 세딸들...

그래도...

부모형편고려하여...

여러해를 같은 신발, 같은 구두를 신고 다닙니다...

아무런 구김살없이...

발랄하게 신고다니며...

이 시대를 잘 살아가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거울을 마주하고...

세면대에서 수돗물을 살짝 틀어놓고...

치솔에 비누를 묻혀 신발 프레임을 깨끗하게 문질러...

밟히고 채이고 더러워진 흔적을 닦습니다...

어떤 흔적은 문질러도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군요...

학교생활, 직장생활하며...

받았을 이런저런 상처도 이와같겠지요...

부디...

마음의 상처만큼은 깨끗이 닦여지길 기원해봅니다...


늦은 저녁시간...

둘째가 퇴근할 시간이군요...

물기가 마른 신발들

이제 신발장안에 한켤레 한켤레 가지런히 넣어둡니다...

내일 아침...

새로운 느낌을 받을 딸들을 생각하며...



새로운 봄을 기다립니다...

다 가버린 이 늦가을에...



종교를 떠나서...

독서합시다...

기도합시다...

존중합시다...
살맛나는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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