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곁으로 오기까지 storytelling
episode
자만심과 비견되는 지혜
옛날 중국의 어느 시골 마을에 살던 한 노인이 큰 성에 볼일이 있어서 나귀를 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성에 도착해 나귀를 끌고 걷다가 어느 집 문패를 보았는데
거기에 '세상에서 제일 장기를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쓰여 있어 노인은 그 집 문을 두드렸지요.
그집 젊은 주인과 노인이 마주 앉아 장기를 두는데
집주인은 "그냥 두면 재미가 없으니 진 사람이 스무 냥을 내면 어떨까요?"라고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그리하여 판돈 스무 냥을 걸고 장기를 두는데 노인이 쩔쩔맸지요.
"어르신 장을 받으셔야지요." 라고 집주인이 말하자
노인은 "과연 장기를 잘 두시는구려. 내가 졌소이다."라며 승복했습니다.
"그러면 약속대로 스무 냥을 내시지요."라고 하며
"내가 약속은 했지만 지금 수중에 돈이 없소.
대신 내가 타고 온 나귀가 오십 냥 가치는 되니 나귀를 받아주면 안 되겠소?"
젊은 주인은 생각지 않았던 나귀를 얻게 되어서 기분이 매우 좋아서
당장에 우리를 짓고 나귀를 씻기고 멋진 안장을 만들어 나귀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지요.
그리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그 노인이 다시 찾아와서 하는 말이
"장기를 한번 더 두고 싶소이다. 이번에는 돈을 가져왔으니
내가 지면 스무 냥을 내고 이기면 대신 나귀를 찾아가겠소이다."
집주인은 옳거니 나귀에다 이번에는 공돈 스무 냥을 벌겠군 하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다시 노인과 주인이 마주 앉아 장기를 두었는데 이번에는 어찌 된 일인지
젊은 주인이 노인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 생땀을 흘리며 결국 지고 말았지요.
"그럼 약속대로 나귀를 몰고 가도 되겠소이까?"
깨끗하게 목욕시키고 새 안장까지 깔아 놓았는데 나귀를 돌려 주려니 집주인 마음이 왠지 떨떠름했으나
내기에 졌으니 약속대로 나귀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인이 나귀에 올라타 길을 떠나려 하자 젊은 주인이 노인을 다급히 불러 세웠지요.
"어르신이 수가 많이 모자랐는데 대체 어떻게 장기를 잘 두게 되었소이까?"
노인은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100리쯤 떨어진 시골에 살고 관가에 볼 일이 있어 왔는데
관가 입구에는 나귀를 타고 들어올 수 없다는 방을 보고 어디 나귀 맡길 데가 없나 염려하다가
마침 주인장 집 문에 쓰여있는 글을 보고 장기를 지면 이 집에 맡겨둘 수 있겠다 싶어서 장기를 졌소이다.
그리고 이제는 일을 다 봤으니 나귀를 찾아가려면 장기를 이겨야 하지 않겠소이까?"
젊은 주인은 기가 막혔지요
일주일 동안 자신이 나귀만 잘 돌봐준 것으로
집주인은 얼굴이 빨개져 노인이 멀리 가자마자 '세상에서 제일 장기를 잘 두는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문패를 뜯어 던져 버렸습니다.
storytelling
네가 내곁으로 오기까지(반송과 목백합나무 이야기)
양지바른 언덕
한 그루의 목백합나무(튤립나무)와 반송(소나무) 한 그루가 멋스럽게 서 있습니다.
목백합나무는 커다란 키로 거칠 것 없이 잘 자라 우람하게 보이고
그 옆의 반송도 이름 그대로 소반처럼 우아하게 늘 푸른 모습으로 풍광을 돋보이게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무한 행복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반송은 늘 우울한 모습입니다.
바로 앞 동쪽으로 버티고 서 있는 목백합나무 때문에 충분한 햇빛을 받지 못하는 것이 늘 불만이었지요.
“아휴~ 저 커다란 목백합나무님만 없으셨으면 내가 더 우아하게 잎티우고 멋스럽게 자랄 수 있을텐데...”
반송보다 더 연배인 목백합나무가 이런 생각을 알아채고 한 마디 합니다.
“미안하네. 그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심어진 그대로 살아가야 하는 나무의 숙명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서 아무리 이야기 해봐야 반송이 받아들이기는 무리인 듯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마지막 남은 커다란 잎사귀들을 떨구고 있었습니다.
보름전부터 떨궈진 수북한 낙엽들로 아래는 누런 뜨락을 이루고 있었지요.
목백합나무는 마지막 잎이 아쉬운 듯
“아이고~ 너희를 틔우려고 그렇게 모질게 고생했는데 한 살이가 다 되어
이렇게 마지막 잎사귀를 떨구려니 만감이 교차하며 쓸쓸한 생각이 더하네.”
한편
목백합나무는 자기로부터 내려 앉은 저 많은 낙엽들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반송은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자기의 처지가 늘 불만스럽기만 했지요.
더 좋은 환경이었으면 자신의 우아함을 더욱 뽐낼 수 있을텐데 하면서...
목백합나무가 마지막 잎을 떨구고
“반송님! 당신은 참으로 좋겠습니다. 겨울이 와도 늘 푸르게 완벽한 자기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으니~”
“그러게요~ 다들 잎 떨구는 가을인데, 이렇게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많이 자랑스럽습니다.
헌데 목백합나무님! 이제 잎도 떨구셨으니 햇살을 제가 독차지 해도 되겠지요?
지난 계절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랬던가요? 그랬다면 미안하구려~“
“.........”
“그런데 반송님! 내가 옛날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요?”
‘.........“
“아마 반송님이 이사해 오기전 일 것입니다.
제 옆에는 나와 같은 형제인 두 그루의 목백합나무가 더 있었습니다.
저 보다 발육이 더 좋은 형제였지요.
아마 지금도 아래를 내려다 보면 그 형제들의 흔적이 보일 것입니다만...”
“두 그루의 형제가 더 있었다고요?”
“그렇지요.”
반송은 아래 잔디밭을 살펴보니 몇 개의 그루터기가 보였지요.
몸둥아리가 잘려나간 슬픈 모습으로...
“어느 해던가? 그 때도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지요.
지난 여름 열정적으로 달고 있던 잎사귀들을 우르르 우르르 떨구고 있었는데
그 때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이 곳의 책임자 분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목백합나무 세 그루가 있으니 가을만 되면 많은 낙엽으로 하수구가 메워져
겨울눈 녹은 물이 범람하는 것 같으니 두 그루는 베어 내어야겠네.’하더군요.
그날 이후로 우리 세 그루는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그루가 베어지던 날
두 그루 형제 목백합나무가 날카로운 기계톱 괭음에 쓰러져 죽어가며 지르던
비명소리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네요.
긴 아픔의 기억후에
어느 날인가? 어릿한 당신 반송님이 심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반송은 무거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지요.
‘그 두 그루의 희생위에 내가 자라고 있는 것이구나!‘하는 마음에...
반송은 생각해 봅니다.
‘나는 참으로 내 생각만 하고 살았구나.’하고...
그 이후로 반송은 주변의 다른 생명들을 배려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멋스런 모습에 품격이 더 해져 명품 소나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