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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Nov 07. 2015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11.7.토. 가을 수채화)

비오는 가을날의 수채화...

단풍나무  한 그루 
                                        안도현

너 보고 싶은 마음 눌러 죽여야겠다고
가을산 중턱에서 찬비를 맞네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하고
너하고 나 사이에 속수무책 내리는
빗소리 몸으로 받고 서 있는 동안
이것 봐, 이것 봐 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네
단풍나무 혼자서 온몸 벌겋게 달아오르네


 

마감...

떠남의 미학...

가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리이다...  

미련과 집착은 불행이다...

서로 아쉬워도 끝이 좋아야 다 좋다...

가을에는 정리를 도모하는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뿌리끝에서 만들어진 이 정지 호르몬은 서서히 전체로 번지면서 잎을 떨어뜨리기 위한 분리층을 만들고... 

열매를 분리시킨다...

이렇게 떨어진 낙엽은 한동안 숲 바닥에 머물러 장기적인 탄소의 저장고가 된다...  

삶과 죽음이 숨 가쁜 열대에서는 1헥타르에 약 100톤의 탄소가, 온대수림에는 180톤의 탄소가, 

그리고 북부 시베리아 침엽수림에는 약 220톤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


풍경...

절제된 아름다움...

낙엽송 단풍 숲에 서 있으면 귀족이 된다...  

붉고 노란 단풍의 감각적 색감은 사색과 명상의 지혜가 부족하다...  

붉은 당단풍의 바다는 잔혹하다...  

그러나 가을 늦도록 아무런 내색도 없이 서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노랗게 물들어버리는... 

낙엽송의 단풍 군무는 품위가 있다...

낙엽송 숲의 그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운 낙엽에 들어서면 더 할 수 없는 고요와 평화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다...


                                                                              차윤정박사의 '숲의 생활사'중에서...


저 앞산자락 울긋불긋...

빗방울 저수지에 내리고...

곧이어...

단풍이 낙엽되어 떨어지리...

 

봉학골 산림욕장 아래...

용산리 저수지...

 

어제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립니다...

고운 단풍 오래 볼라 했는데...

예보가 틀리지 않네요...

 

붉은 단풍 위로...

멀리 산자락에...

노랗게 물들어 가는...

잎갈나무 단풍...

 

빗방울 무게가...

너무 무거워...

떨어질 수밖에요...

 

봉학골 산림욕장에서...

사시사철 변함없는 것은...

저 백호 두마리뿐...

 

이제 가을이...

너무 깊이 와 있습니다...

 

제왕의 빛깔...

황금색...

산자락의 잎갈나무...

노란 군무에 넋을 잃습니다...

 

저 건너...

진한 노란색은...

튤립나무 단풍...

 

빗길에...

내방객 뚝 끈기고...

차가운 바람이 부네요...

 

촉촉히 촉촉히...

매마른 계곡...

단풍잎이 비와 함께 떨어집니다...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단풍은...

벌써 멀리 떠나가 버리고...

 

단풍나무만이...

굳세게 절개지키듯...

노랗고 붉습니다...

 

걸어 온 길...

되돌아 보니...

그래도 미련이 남고...


물레방아 멈춘지 오랜데...

복자기나무 단풍...

노랗게 물들어 붉어지니...

 

울울창창 했었는데...

많이 헐거워졌습니다...

 

노오란 잎갈나무 단풍...

그 바늘잎이 비바람에...

휘날리며...


저 단풍 터널도...

낙엽으로 채워집니다...

 

이제...

모두 떠나고...

이렇게...

단풍 낙엽만 남는가요?...


종달새 홈 페이지  http://blog.daum.net/hwangsh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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