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못보시는 어머니와 거대한 줄기를 가진 호박 이야기

과거를 보러 떠난 아들이 그리워, 호박 줄기에 마음실어 길을 밝히다

episode


나의 하루 routine(61년 소띠 할아버지)


아침에 녹차를 다리는 일

아내 아침 여유있게 시작하라고 설걷이 뒷처리

보리차 끓여놓고 우엉차 다리는 일

아내 TV 국민체조 settiing


우러난 따뜻한 녹차를 편안한 마음으로 눈감으며 마시는 일

화장실에서 호쾌한 배변/눈 코씻기, 입 휑구기


아파트 뒷산 매봉 약수터 다녀오기(1시간 30여분 소요)

- 봄에는 야생화 탐사

- 가을에는 밤주워오기

- 약수 떠오기(매월 바뀌는 취음적합, 취음부적합)

약수받아 빈속에 벌컥벌컥(취음부적합일 때 맛은 더 있더라)

- 호젓한 숲길 고개 들고 천천히 걷기

이른 아침마다 다녀오는 아파트 뒤 매봉산 약수터
호젓한 길을 천천히 고개들고 걷기
겨울에는 아이젠 필수, 중무장하고


약수터 다녀와서

아내의 동선과 겹치지 않게 내방으로 가서 피아노 연습(3년여 독학중)

임영웅의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아내, 부엌으로 물러난 거실로 나와

PUSH-UP 20회(사관학교부터 시작, 그 때는 내 38기 기수처럼 38회)


붓글씨 쓰기(20여년 독학)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20여년전 조선일보 잘 보둠어 놓은 신문지에

이미경 선생의 '한글 궁서체 쓰기'


일일 영어 연습

일일 스페인어 연습(산티아고 길 순례를 위해서)


0830시 아침식사

아침은 넉넉하고 풍족하게(얼큰한 국은 꼭 있어야 하고)

도시락 챙기기(빵, 과일, 삶은 계란, 녹차)

설걷이

세탁물 돌려 베란다에 널고


테니스 거실 실내 연습(라켓 포핸드/백핸드/스매싱/서브 공 토스)

골프 거실 실내 연습(퍼팅/5번 아이언 풀 스윙/드라이버 풀 스윙)


오전 1030시경

자건거 타고 수영장으로(호수공원 20여분여 소요)

걷기레인에서 자유형 숨쉬기/팔동작 연습(30여분)

고급레인에서 자유형 연습(2비티 킥으로/힘빼고 천천히 부드럽게/ 1시간여)

집에서 호수공원 수영장을 가기위한 나의 애마
집에서 호수공원 수영장 가는길, 멋찐 하이킹 길


오후 1시경

푸른숲 도서관으로 이동

휴게실에서 점심 도시락 취식

도서관 주변 산

푸른숲 도서관에서 점심식사후 잠시 호숫가 산책


그림 드로잉 연습(화첩에 연필로 인물 다양한 인체 그리기/야생화 그리기)

좋은 동화책 읽기(글쓰기 아이디어 궁리하는 시간/좋은 글귀 메모)

탭으로 brunch에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작성하기



오후 6시경

집으로 출발(아름다운 호수공원 둘레길 하이킹)

수영복 널어 말리고 저녁식사

저녁은 혼자 먹는 경우가 많고


열심히 달려온 나를 위해 TV 시청(세일링 요트/섬생활 프로그램)

70세 전에 세일링 요트로 세계일주 계획중

그리고 호젓한 섬에서 섬살이 시작


밤 10시경

침대에 누워 돋보기 안경끼고 좋아하는 책읽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 월든 / 노트 붐 - 산티아고 가는길)

밤 11시전에 취침(핸드폰(악마의 눈동자)은 거실에)




storytelling


먼 옛날

어느 고을에 눈 먼 홀어머니를 모시고

과거시험 준비를 하는 어린 선비가 있었습니다.

심성이 선하고 효성이 지극한 선비였지만

마음이 야무지지 않아 이런저런 사람들 말에 귀가 솔깃하여

일을 그릇치는 경우가 많아 어머니의 큰 근심이었지요.

어느 봄날 과거를 보러 떠나는 아들에게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학문은 그만하면 됐다 싶다만 네 마음이 여리어 걱정이구나.

심지를 굳게하고 잡다한 것에 경솔하게 휘둘리지 말도록 해라!"


아들이 한양으로 떠나는 날

어머니는 절에 아들과 함께 기도하러 갔다 스님에게 받아온 튼실한 호박씨를

텃밭 양지바른 곳에 심어 정성을 다해 가꾸었지요.

그리고 밤마다 뒷뜰 바위에 정한수 떠놓고

아들의 앞날을 위해 치성을 드리곤 하였습니다.

기도를 하여도 부족한 마음이 더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텃밭 호박 모종에게 깊은 속마음을 털어 놓곤 하였지요.

'한치앞도 못보는 몸으로 먼 한양간 아들이 걱정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겠구나.

그 어린 것과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고 이 어미가 도울일이 뭔가 있을텐데...'


어머니가 심은 호박은 특별한 호박으로

무럭무럭 자라며 눈못보는 늙은 어미의 근심을 이해라도 하는듯

밤바람에 커다란 잎사귀를 나풀나풀대곤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근심이 커갈수록 호박의 줄기는 크기를 더하여

텃밭을 휘돌고 작은 초가집을 타고 오르더니 뒤뜰 감나무를 타고 올라

하늘로 하늘로 자라 올랐지요.

어머니는 신기한 호박을 위해 거름을 더하고 좋은 기운을 북돋으며 정성을 다했습니다.


앞 못보시는 어머니께서

절 일을 거들어주고 스님에게 받아온 호박씨

홀몸으로 어렵게 공부시킨 외동아들이

과거시험차 한양으로 올라가는 어느 봄날

어머니는 초가집 텃밭에 정성껏 심고 가꾸며

밤마다 뒷켵에 정한수 떠놓고 치성을 드리고

텃밭으로 나와 커다랗게 자라는 호박줄기에게 어미의 마음을 전하니

호박줄기는 거대하게 자라 올라 초가지붕을 덮더니

하늘로 치솟아 아들을 따라 나서며 순박한 아들을 도와주더라



호박은 더욱 크게 자라올라 산을 넘고 물을 건너 한양가는 아들을 따라잡았지요.

아들이 하룻밤 묵어가는 주막

전국 방방곡곡에서 올라온 과객들로 북적였는데

아들은 경상도, 전라도에서 올라온 과객들과 한방에 묵게 되었습니다.

경상도 과객이

"내 올해로 서너번째 과거를 보는데 좋은 정보통에게 얻은

과거시험 시제와 관련된 중대한 소식이 궁금하면 몇푼들 내시요!"

아들도 귀가 솔깃하여 다가앉았는데

뒤에서 누가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는 것이었고

뒤를 돌아보니 호박의 기다란 줄기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아

호박줄기는 손가락처럼 솟구쳐서 흔들며 '아니다!'라는 신호를 하였지요.

아들은 신기한 호박줄기 덕분에 솔깃했던 귀를 거두고 편안한 잠에 들었고

꿈속에 호박줄기를 타고 나타난 어머니께서

"내가 그렇게 일렀는데 아직도 삿된 것에 마음이 혹하느냐?

그래서 대장부가 무슨 큰일을 한다고 그러느냐?"

아들은 꿈속에서지만 정신이 번쩍들어 마음을 다잡아 먹었습니다.


충주에 이르러 과객들과 산자락 고개를 넘어가는데 도적들이 나타나

"어이~ 선비님들~ 여기를 지나가려면 통행세를 내야하는데 준비는 해오셨겠지?"

다들 놀라서 쭈뼛쭈뼛될 때 우리 아들은 "누구나 다니는 고갯길에 무슨 통행세요?

과거보러가는 고매한 선비님들 앞길에 훼방놀이 멈추고 썩~ 길을 비키거라!"라고 호기롭게 외쳤지만

마음이 많이 불안불안했지요.

"이것봐라! 꼴에 선비라고~ 그래 네가 먼저 욕좀봐라!"하며 아들에게 긴 칼을 들고 달려드는데

그때 호위무사처럼 나타난 호박줄기가 긴 칼을 낚아 채어 숲으로 던져버리니

모두가 우리 아들의 솜씨로 알고 도적은 도망가고 과객들은 그 용기와 무용을 칭송했던 것입니다.


이런저런 일을 격으며 근 보름여만에 한양에 도착해 과거를 치르려는데

과객들의 년령대가 다양하여 늙은 노인부터 아들처럼 젊은이들로 행색도 다양하여 북적였고

서로 시제 앞자리를 차지하려 다툼이 심하였지만

우리 아들은 의롭게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끝자리에 좌정하고 앉아 눈을 감고 한참을 회상하였지요.

'어머니께서 늘 그러셨지!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라고...'


그 많은 과객중에 여러 절차를 거쳐 장원은 명문가의 인맥과 학맥으로 어느 귀공자가 차지했고

우리의 아들은 차석으로 과거에 합격하였던 것입니다.

한양에 머물며 성균관에서 1년여 동무들과 공부하며 큰 꿈을 키워가고 있는데

임금님의 성은으로 암행어사로 간택되어 출발하게 되었지요.

전국을 돌며 관리들의 선정과 악정을 눈과 귀로 확인하며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하며

인간관계가 복잡하다는 것을 일깨웠던 것입니다.

물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호박줄기가 나타나 지혜롭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그리운 고향에 이르러 호젓하게 홀몸으로 어머니 계신 초가집으로 들어서는데

거대한 호박줄기가 집을 휘감고 하늘로 치솟은 모습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안에서 "거기 누가 왔소?" 앞못보는 어머니가 홋문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그 늙고 초라한 모습과 익숙한 목소리에 아들은 가슴이 벅차올라 굵은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께 다가갔지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