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생각과 말은 그 때 그 때 달라요!
저 앞쪽 개는 어려서 옆 동네에서 어머니께서 큰 돈주시고 데려온 개입니다.
동네를 지날 때마다 작은 강아지가 어머니를 따르며 재롱을 피우더라네요.
그래서 강아지와의 더 좋은 인연을 생각하여 구해오셨답니다.
이름은
잘 생겨서 '미남이'이라고 지으셨지요.
어머니 귀염을 받는 만큼
똘똘하여 집도 잘 지켜
모르는 사람 오면 더 크게 짖곤 하였습니다.
추운 겨울이라고 개집에 옷가지를 넣어줘도
늘 밖에서 자며 외진 골짜기인데 제 역할 잘 해주니
기특하다시며 장에 다녀오실 때 귀한 사골뼈 사다가 가마솥에 우려서 주곤 하셨지요.
"말못하는 동물들에게 잘 해야 한다."
벌써 몇년전 이야기로
미남이도 가고
아버님께서 돌아가시니
집 크다시며 작은 전원주택으로 이사하셨는데
옛 사진을 보니 아버님이 그립고 미남이가 보고 싶어지는군요.
마당에서 목줄에 묶여 개집에서 살고 있는 강아지는
거실에서 목줄없이 주인의 사랑을 듬뿍받으며 사는 거실 강아지가 무척 부러웠습니다.
먹는 것도 특별한 것을 먹는 듯했고
개 미용실이라는 곳도 자주 가고
관리 차원에서 병원에도 가는 듯 했지요.
더욱이 주인과 나들이 할 때는 개모차에 태워져 세상구경하러 나가는 모습을
늘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습니다.
"세상에 개 부럽다!"
그러던 어느날 거실 강아지가 거실을 나와 마당 가까이 다가와 대화를 하게 되었지요.
"부럽다! 거실 강아지야!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고 있으니..."
"그래 부럽겠지! 허나 우리들도 힘들단다. 관심가져주는 주인에게 온갖 애교를 부려야 하고,
거실에서 좀 쉬고 싶은데, 산책나간다, 병원간다, 미장원간다, 애견 카페간다.
조금도 쉴 틈이 없어."
"그거 다 좋은 것 아닌가?"
"너무 번잡스워 피곤해!"
"그래도 먹거리를 좋은 것만 먹여주니 얼마나 좋아?
나는 주인 먹다남은 잔밥을 먹는게 다야!
그리고 어떤 때는 거실 강아지 네가 사람같다는 생각도 들어.
늘 주인과 함께 하니까."
"그래 한 때 나도 내가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어.
사람들 기분좋으라고 길러지는 것이 우리 거실 강아지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
"사실 나는 너처럼 밖에서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무척 부러워~
나는 너처럼 목청좋게 짖을 수가 없어, 목청 수술을 했거든."
"........."
거실 강아지와 마당 강아지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아지 정령'이 두 강아지에게 제안을 하였습니다.
"거실과 마당에서 사는 것을 바꿔 살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두 강아지는 그것 좋겠다고 동의를 하였지요.
그리고 다음날 부터 거실 강아지는 추운 마당에서, 마당 강아지는 따뜻한 거실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거실은 추운 마당에 비해 살기가 참으로 좋았지요.
먹거리도 고급스런 강아지 전용 사료에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가자니 세상이 더욱 멋쩌 보였습니다.
강아지 미용실에서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털을 고르니 멋스런 강아지로 변모하게 되었지요.
병원에 가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빨을 치료하고 예방 주사를 맞았습니다.
신세가 훤해진 어느 따뜻한 날, 개모자에 태워져 나들이를 할 때는 세상 부러운 것이 없었지요.
한편
마당으로 나온 거실 강아지는 춥고 낮설은 환경이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몇일 지나니 이래라 저래라 간섭이 없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늘어지게 낮잠도 자고 이리 딩굴 저리 딩굴하며 마음껏 하고 싶은 데로 하며 살았지요.
그러던 어느날
집 뒤켵 화목 보일러 있는 쪽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시뻘건 불길이 솟아 오르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컹! 컹!' 짖는다고 짖었는데 목밖으로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목청수술을 하여 짖어도 소리를 낼 수 없었던 것이지요.
마당에 살게된 거실 강아지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법썩을 떨어도 평온한 거실에서는 불이난 사실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거실에 살게된 마당 강아지가 마당을 내려다보니 거실 강아지가 법썩떠는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싶어, 큰 목소리로 '컹! 컹!' 짖었던 것이지요.
큰 목청에 깜짝 놀란 바깥 주인이 시끄럽다고 소리를 지르고 빗자루로 마당 강아지를 내리치는 것이었습니다.
'깨~갱~'하며 이리저리 피하면서도 계속 짖어 됐지요.
한참 후에야
안 주인이 쾌쾌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밖으로 나가 화목 보일러로 부터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미 바람을 타고 집 본체에 옮겨 붙어 번지려 하고 있었습니다.
소방차가 여러대 와서 불을 끈다고 난리를 치르고 나서야 한바탕 소란이 끝났던 것이지요.
다음날
바깥 주인은 마당에 살게된 거실 강아지에게는
'불이 난 것을 봤으면 크게 짖어서 알릴 것이지 뭐하고 있었느냐!'고 야단을 쳤고
거실에 살게 된 마당 강아지를 쓰다듬으며는 '잘 했다!'고 칭찬을 하였던 것입니다.
두 강아지가 서로 바라보며 눈빛으로
'사람들 생각이 그 때 그 때 다르니 어디에다 장단을 맞춰야 하나?'하였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