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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Aug 30. 2020

생의 끝에서 부른 노래.

Feat. Desperado - Eagles

1) Why Desperado?

Desperado Album Cover

Desperado는 내가 엘살바도르에서 살았을 때 처음 들은 곡이었다. 그때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고, 우리 반 선생님께서 이 곡을 되게 좋아하셔서 아침 수업 시작 전에 늘 틀어놓으셨던 기억이 난다. 노래 가사는 잘 몰랐으나, 멜로디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 곡에 대해 궁금했던 나는 선생님께 노래 제목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선생님께서는 노래 제목이 "Desperado"라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Desperado"라는 곡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부모님께서는 정말 유명한 곡이고, Hotel California를 부른 'Eagles'의 곡이라는 사실도 새로 알려주셨다. Hotel California는 엄마 아빠가 자주 듣는 곡이어서 익히 알고 있었던 곡이었고, 그 곡을 부른 Eagles라는 밴드 역시 잘 알고 있던 밴드였다. Desperado라는 곡이 내가 잘 알고 있던 노래를 부른 밴드의 다른 곡이란 걸 알게 된 순간부터 뭔가 친근함이 느껴졌고, 그때부터 자주 듣는 곡 중 하나가 되었다.


(이 노래를 알게 된 후에 내가 직접 불러보고 싶어서 가사를 읽어가며 노래를 불러보긴 했지만, 가사의 의미는 생각하지 않은 채, 그냥 입으로 흥얼거리면서 부르기만 했었다. 그랬던 초등학생이 훗날 고등학생이 되어 가사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한 후에는 이 곡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곡에는 중의적인 표현이 굉장히 많고, 무수한 의미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사랑 노래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떤 이들은 사람이 '삶을 바라보는' 곡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여러 가지의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는 곡인데,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로움 자체만 놓고 봐도 이곡은 명곡이다.



그러니 그저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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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esperado 비하인드

Don Henley began writing parts of this in the late '60s, but it wasn't arranged into a song until his songwriting teammate Glenn Frey came along. It was the first of many songs Henley and Frey wrote together.

Henley explained in the liner notes for The Very Best of the Eagles: "Glenn came over to write one day, and I showed him this unfinished tune that I had been holding for so many years. I said, 'When I play it and sing it, I think of Ray Charles - Ray Charles and Stephen Foster. It's really a Southern gothic thing, but we can easily make it more Western.' Glenn leapt right on it - filled in the blanks and brought structure. And that was the beginning of our songwriting partnership - that's when we became a team."

-Don Henley 가 Desperado를 1960년대 말쯤에 쓰기 시작했지만, 이글스의 또 다른 멤버인 Glenn Frey 가 작업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곡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Desperado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이후에 많은 곡들을 같이 썼다. Don이 Glenn에게 다듬어지지 않은 데스페라도를 들려주며 서부 음악적인 면 (예를 들면 카우보이들의 삶)을 살리고 싶다고 했고, 글렌이 곡의 전체적인 틀을 잡아가면서 곡을 다듬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둘은 팀이 되었다.


*예슬 생각: 이런 비하인드를 들으면 정말 '만날 사람은 만난다'라는 운명론을 안 믿을 수가 없다. 두 천재가 이렇게 만나, Desperado라는 메가 히트송을 넘어, 전설적인 곡을 함께 만들었다니. Don과 Glenn의 환상적인 콜라보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멋진 노래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Don이 Glenn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이 곡을 그저 혼자서 끌어안고만 있었다면 이 곡은 탄생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니 소름.


On the surface, this song is about a cowboy who refuses to fall in love, but it could also be about a young man who discovers guitars, joins a band, pays his dues and suffers for his art. The stress of being a rock star is a recurring theme in Eagles music (e.g. "Life In The Fast Lane"). The overall theme is how you must suffer for your art.

-겉에서 보면 이 곡은 사랑에 빠지기를 거부하는 카우보이의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젊은이가 기타를 알게 되고, 밴드에 들어가게 되고, 예술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며 진정한 록커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실제로 이글스의 음악에는 '록스타가 되기 위한 멀고도 험한 길'에 대한 곡들이 많고, 이글스의 음악은 '예술의 뒤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라는 전체적인 테마 속에서 만들어졌다.


Country music is filled with songs that look beyond the archetype to show the nuanced emotions of a cowboy, but "Desperado" was a touchstone in bringing this kind of song to the rock genre.

-컨트리 뮤직 (서부의 카우보이 음악에서 발생한 뮤직) 에는 카우보이의 감정선을 보여주는 곡들이 많은데, Desperado 가 컨트리 뮤직과 록이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준 곡이다.


*예슬 생각: 짜릿하다. 그때 당시만 해도 록과 컨트리는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장르였을텐데, 최초로 시도했던 장본인이 이글스이고 그 어려운걸 또 해내다니.


"Desperado, " the title track to the second Eagles album, is a classic rock staple, but it was never released as a single. Holding it back from single release helped boost sales of the album, and also the various compilations it would later appear on.

-데스페라도는 이글스의 2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이고, 전형적인 록 음악이다. 하지만 이 곡은 한 번도 싱글 앨범으로 나온 적이 없다. 실제로 이 곡을 정규앨범에다 넣었기 때문에 이글스의 2번째 앨범은 불티나게 팔렸고, 이후에 다양한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곡으로 나오기도 했다.


*예슬 생각: 아니, 마케팅까지 잘하면 어떡하지? 완벽하군. 또, 생각해보면 너무 똑똑하다. Desperado라는 곡이 정말 잘 될 거라는 걸 마치 알았다는듯한 느낌. 알고 있었으니까 싱글 앨범으로 안 냈겠지? 노래의 성공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신기하다.


This was the last song the Eagles performed in concert with Glenn Frey. It closed out their show in Bossier City, Louisiana on July 29, 2015, the last stop on their History of the Eagles tour. Frey died about six months later.

- Glenn Frey 가 세상을 뜨기 전에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이글스 콘서트의 마지막 곡으로 Desperado를 함께 불렀다고 한다. 2015년 7월 29일의 콘서트에서 부른 Desperado가 이글스 완전체가 함께 부른 곡이 되는 셈이다. 이후 6개월 뒤에 Frey는 세상을 떠났다.


*예슬 생각: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슬프게 다가온다.  콘서트에서 함께 부른 Desperado 완전체로써 마지막으로 부르게  곡이었다는 것을 알았을까.  다르게 생각해보면, Desperado  그들이 함께 부른 마지막 곡이라는 게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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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esperado 뜻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 악당, 무법자 (미국 서부의) / a desperate or reckless person, especially a criminal
어원: Latin - desperatus -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희망이 없는




*이 곡을 부를 땐, 누군가에게 부르듯이 부르면 좋다. 2인칭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시점으로부터 노래가 시작이 된다. 대명사 "You"를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이 부르면 감정이 더 업업업!


Desperado, why don't you come to your senses?
You been out ridin' fences for so long now
Oh, you're a hard one

1) bring somebody to senses

직역: 누군가를 감각으로 데려오다

이 말은 누군가를 "정신 차리게"하다 라는 뜻이다.

누군가가 감각을 잃는다면 아마 정신을 못 차리고 방황을 하고 있는 상황일 것이다.

그래서 노래를 부는 narrator이 "desperado" (무법자) 에게 묻는다, "자네, 왜 정신을 차리지 않는 건가?"


2) out riding fences

카우보이에게 말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 가사를 보자.

"Out riding fences"라는 뜻은 카우보이가 자신의 농장 주변 울타리가 잘 쳐져있는지, 동물들은 잘 있는지, (말을 타고) 확인하러 간다는 뜻이다. 은유적으로 보면,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카우보이가 자신의 마음에도 울타리를 쳐놓고, 다른 사람이 그의 삶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어쩌면, 그가 항상 자신의 마음에 울타리가 잘 쳐져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아무도 못 들어오고 있는 것 아닐까.


*노래 가사를 전체적으로 보면, 이 부분이 "여태까지 쓸 데 없는 것에 시간을 많이 허비했으니, 이제 그만하고 (마음에 문을 열고) 정신 차리세." 정도 되겠다.


3) a hard one

여러 가지 의미가 될 수 있다:

-멍청이, 바보

-고집이 센, 어려운 사람

-까다로운


I know that you got your reasons
These things that are pleasin' you
Can hurt you somehow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자네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 어찌 보면 자네를 다치게 할 수도 있네.



이 말은 평소에도 되게 흔히 접하는 말인 것 같다.

데스페라도 가사에서 보게 될 줄이야.


Don' you draw the queen of diamonds, boy
She'll beat you if she's able
You know the queen of hearts is always your best bet
Now it seems to me, some fine things
Have been laid upon your table
But you only want the ones that you can't get

4) Queen of Diamonds / Queen of Hearts

카우보이들이 포커를 자주 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포커에 나오는 Queen of Diamonds and Queen of Hearts라는 말이 나온다.


Queen of Diamonds: 너를 아프게 할 수만 있다면 너를 아프게 할 사람

-뭔가 다이아몬드는 뾰족한 것이, 아프게 할 것 같다.

-이 부분을 더 곱씹어보면, 카우보이가 이 패를 늘 꺼내서 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 같다. 아마 카우보이는 Queen of Diamonds를 자신의 강점이나 자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너무 믿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너 자신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 너무 기대지 말아라,라고 조언을 주는 것 같기도.


Queen of Hearts: 너의 최고의 패 (너를 사랑해줄 사람이란 뜻이 되겠다.)

-Hearts = 심장/사랑 = 그래서 최고의 패라고 표현한 건가? 너무 멋지다.



5) laid upon your table

포커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패'를 뜻한다.

우리의 삶에서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로 표현이 되겠다.


6) But you only want the ones that you can't get

(이미 좋은 패를 가지고 있지만)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원하는 당신.


나도 그렇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차고 넘치는데도 갖고 싶은 건 많고,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 많고 누리는 것들이 많은데도 더 많은걸 누리고 싶고 하고 싶어 한다. 정말이지 인간의 욕심은 끝나 보다.


Desperado, oh, you ain't gettin' no youger
Your pain and your hunger, they're drivin' you home
And freedom, oh freedom well, that's just some people talkin'
Your prison is walking through this world all alone

7) You ain't gettin' no younger

문법적으로는 틀렸다. Double negative라고 해서 not/no 가 한 문장에 같이 사용될 수가 없다. 그리고 ain't 대신 aren't라고 말하는 게 맞다. 하지만 서부에서는 you ain't gettin' no younger처럼 double negative, ain't를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 서부 말투를 좀 더 생생하게 하기 위해서 쓰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올바른 문장 - You are not getting any younger.

(**보통 노래 가사를 쓸 때, 비트와 운율 등을 고려해서 일부러 문법을 틀리게 쓰는 경우도 있다.)


8) freedom

'자유'라는 단어인데, 나는 '자유' 하면 생각나는 새가 바로 독수리이다.

독수리는 '미국'의 emblem (상징)이고, 또 미국 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자유'이기 때문에 그렇다.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밴드, '이글스.' 팀이름과 너무 잘 어울리는 가사가 아닐 리 없다.


Don't your feet get cold in the winter time?
The sky won't snow and the sun won't shine
It's hard to tell the night time from the day
You're losin' all your highs and lows
Ain't it funny how the feeling goes away?

8) Don't your feet get cold in the winter time?

Have/get cold feet = 갑자기 긴장하다

Winter time = 춥고 배고픈 힘든 시간


9) highs and lows

나의 기분을 좋게 해 주던 것들 (highs), 나를 힘들게 하던 것들 (lows)

'굴곡/기복'이라는 표현이 가장 알맞은 것 같다.


해가 떠 있을 땐 밤이 있다는 것을 모르듯,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대여, 마음의 문을 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라.
Desperado, why don't you come to your senses?
Come down from your fences, open the gate
It may be rainin', but there's a rainbow above you
You better let somebody love you, before it's too late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지막 문단:



"Desperado, 이제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는가?
그 벽을 허물고, 마음의 문을 열게.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자네 위에는 무지개가 떴다네.
너무 늦기 전에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마음의 문을 열게."




글을 마치며 -

평소에도 자주 들었던 곡인데, 비하인드를 알고 가사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니, 왜 이곡이 '전설적인'곡이 되었는지 알 것 같다. 마음을 더 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 차마 용기가 없어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맘껏 해보고 싶다. 낮에는 밤을, 밤에는 낮을 볼 수 없는 것처럼, 경험을 하지 못한다면 죽어도 모를 그 미지에 숨어있는 감정들을 최대한 많이 느껴보고, 후회 없는 결정을 하는 내가 되자!




Resources:

https://www.songfacts.com/facts/eagles/desper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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