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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Feb 03. 2021

MBA 학생들의 창의력이 유치원생보다 낮은 이유

Feat. 기회손실 제로의 법칙 

나는 현재 경영인이 아니지만, 30대 후반에는 내 비즈니스를 갖는 것을 목표로 나름의 경영수업(?)을 하고 있다. 경영수업이라 해서 그리 거창 한 건 없다. 그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배우고, 책이라는 세계에 푹 빠져 내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읽고 사유하는 것밖엔. 하지만 나만의 경영수업이 내겐 꽤나 매력적이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병행하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경영수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 읽은 <기회손실 제로의 법칙>은 경영인들에게, 혹은 조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자주 마주할 수밖에 없는 기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부터, 때에 따른 적절한 전략, 그리고 실패와 후회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아직 경영을 하고 있지 않기에 책의 모든 부분을 흡수했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콘셉트들을 다양한 차트와 데이터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 저자 덕분에 완독 하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그중 내가 내 삶에 연결 지어서 곰곰이 생각해 볼 화두를 던져 준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MBA 학생들의 창의력이 유치원생보다 낮은 이유>


2015년 5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마시멜로 챌린지라는 실험을 진행했다. 4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마시멜로 1개, 파스타 면 20개, 90cm 끈, 그리고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최대한 높은 탑을 쌓고 그 꼭대기에 마시멜로를 붙여야 했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18분이었다. 건축가, 엔지니어, MBA 학생, 변호사, 유치원생, CEO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실험에 참여했고, 예상과는 달리 MBA 학생들은 평균 (50cm) 에도 못 미치는 탑을 만들었고, 유치원생들은 75cm에 가까운 탑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에서 내가 배운 사실은, MBA 학생들은 주어진 18분이라는 시간 내에 대부분의 시간을 <계획 수립>에 사용을 한 반면, 유치원생들은 아무런 계획 없이 바로 탑 만들기로 돌입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MBA 학생들의 실패의 이유로 <근거 없는 과신이 불러온 오류> 그리고 <매뉴얼 인간>으로 살아온 세월을 꼽았다.


이 실험의 결과를 보고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였으면 18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썼을까? 


아마 계획을 먼저 세우지 않았을까 싶다. 


<고민보다 Go> 주의지만 내 시간에서 만큼은, 일에서 만큼은 철저한 계획을 세워 그 속에서 움직이려고 하는 편이고, 그것이 익숙하다. 나의 직업은 시간 약속이 곧 신뢰이기 때문에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느새 모든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려고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옳은 때가 있고 계획보다는 바로 행동으로 돌입하는 것이 옳을 때가 있다. 바로 주어진 시간 내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할 때가 그렇다. 


그래서 나는 이 실험의 결과를 나의 일에 응용을 해봤고, 그 결론은 이렇다. 


나의 학생들은 대부분 시간이 많이 없는 급한 학생들이다. 그 학생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매뉴얼>대로 가르치려 하는 것은 어쩌면 나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이 필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 내에 시험 점수를 올리는 것이지 기본기를 탄탄하게 만드는게 목적이 아니다. 따라서, 커리큘럼을 짤 때, 학생들의 시험 점수가 오르는 것을 우선순위 삼되, 그 안에서 기본기를 갖춰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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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이렇게 바쁜 것일까?>


나그네: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군요.
나무꾼: 네. 이게 제 일이니까요.
나그네: 근데 너무 피곤해 보이네요. 몇 시간 동안 나무를 베셨나요?
나무꾼: 한 다섯 시간 정도요. 짜증 날 정도로 힘들어요. 
나그네: 좀 쉬면서 톱을 갈면 어떨까요. 그러면 일이 좀 더 빨리 끝날 것 같은데. 
나무꾼: 그럴 틈이 없어요. 너무 바쁘거든요. 
P.206


와.......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나의 work ethics와 루틴을 살펴보게 되었다. <바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내 일을 leveraging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떡하니 있는데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나처럼 24시간을 full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고 본인의 루틴을 한번 점검해보면 좋을 듯하다. 


쉼도 중요하고 leveraging 도 중요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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