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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Feb 22. 2021

어른이의 취미.  

Feat. 세상의 어른들을 즐겁게, 쓸모.

어렸을 적에 학습지를 자주 했던 걸로 기억한다. 곱하기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똑같은 패턴의 곱셈 문제들을 몇백 개씩 풀었었다. 학습지의 취지는 하루에 정해진 양을 꼭 끝내서 꾸준하게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었는데, 나는 선생님이 오시기 전날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에 벼락치기로 과제를 안 한 것에 대한 벌칙을 겨우 면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학습지>에 대한 기억은 그리 좋지는 않다.


하지만 <쓸모>를 여는 순간부터 학습지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쓸모>는 "세상의 어른들을 즐겁게"라는 모토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일주일에 한 권을 목표로 한다. 테마는 보통 세 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이성>, <감성> 그리고 <즐길거리>로 나뉘어있다.


<이성> 편에는 역사, 수리, 영어, 과학, 상식에 관련된 문제들이, 그리고 <감성> 편에는 필사, 예술, 문답, 철학, 그리고 기록 관련된 문제들이 수록되어 있다.



https://bit.ly/3kfOE9V


여기까지만 보면 어렸을 적에 풀던 문제집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이지만, <쓸모>는 확실히 여느 문제집과는 달랐다.


쓸모에는 <답지>가 있었다.


어렸을 적에 정말로 갖고 싶었던 <답지>. 선생님께서 내가 푼 학습지를 채점하실 때마다 답지를 보시면서 채점을 하곤 하셨는데, 그 모습을 보며 내게도 답지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빨간펜으로 동그라미와 엑스를 치는 모습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나중에 크면 꼭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훗날 나는 실제로 선생님이 되었다.)


<쓸모>를 일주일 동안 하면서 다양한 상식들에 대해서 배울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글을 필사하고 그림일기를 썼다. 마치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한 느낌도 들었다가도, 뒤에 떡하니 붙어있는 답지를 봤을 땐, 내가 정말 <어른>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쓸모>는 동심으로 돌아가 상식을 쌓고 필사를 하고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꺼내는 경험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사실, 어른들이 어릴 적에 했던 작은 행동을 통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평소에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한 취미가 없는 분들 혹은 심심할 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께도 적극 추천이다.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는 재미를 느끼는 순간, 상상하지도 못했던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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