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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Mar 03. 2021

우아하게 어른되기.

Feat. 나이 드는 것도 생각보다 꽤 괜찮습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삶을 더 아는 것도, 덜 아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각자에게 맞는 속도와 방향,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관이 있다. 따라서 누가 옳고 그른지는 개개인이 판단할 몫이고, 그 과정에 <나이>라는 숫자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오늘 읽은 책, 샘터사의 <나이 드는 것도 생각보다 꽤 괜찮습니다>를 읽고 깨달은 것은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마인드로 살아온 나,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만큼은 작가의 배경이나 나이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읽었던 것 같다. 작가가 50대 여성이라고 해서 나의 시간을 앞서간 인생선배로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를 나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았고, 그가 그의 인생에서 배운 귀한 깨우침을 나눔 받는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그로 인해 얻은 인사이트는 당연히 배가 되었다.



1. <일기, 나를 보여주는 거울>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을 써보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적어가는 것, 그게 일기다. P.145


<황예슬>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Top Three에 들어가는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의 일기 쓰기 리츄얼은 내가 글을 읽고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한 것 같다. 잦은 이사 탓에 80%의 일기장은 분실되어있지만, 남아있는 20%만 봐도 나는 어릴 적부터 일기 쓰는 것을 참 사랑했다. 어렸을 때는 숙제로 써야 해서 억지로 쓴 것도 있었지만, 커서는 어릴 적의 습관 때문에 자발적으로 자연스레 하루 끝에 일기 쓰기를 뒀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일기 쓰기를 유독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작가가 말한 것처럼, 일기는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라는 사람을, 나라는 하루를 기록하지 않으면 누가 대신 기록해주지 않기 때문에 내가 열심히 해야 한다. 내가 나를 기록하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다. 미래의 내가 어제의 나를 궁금해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기억력이 좋지 못한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너무 슬픈 일임은 틀림없다. 그래서 난 나의 하루를 펜의 잉크를 통해서 종이에 옮겨 적는 그 숭고한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 <안목 훈련을 쌓으려면 박물관에 자주 다녀라> 


미술평론가이자 수집가인 박영택 선생님의 이야기도 도움이 되었다. "많이 봐야 되고, 많이 보면서 눈 밝은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서 보는 방법을 깨우치는 게 필요해요. 좋은 걸 느끼는 힘은 타고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좋은 걸 보고 골라내는 안목, 작품 자체를 읽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안목 훈련을 쌓는데 가장 좋은 것 중 하나가 박물관 같은 데를 자주 다니는 거예요. 그렇게 다니다 보면 여러 개 중에서 겹치는 것이 있고, 그게 각인되면서 뭔가가 보이죠." P.162


내가 박물관, 미술관, 전시회를 자주 다니는 이유는 바로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을 통해서 평소에 잠들어 있던 나의 생각 주머니들을 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한 곳에서 그림이나 설명, 혹은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의 의도부터 시작해서 이건 왜 이렇게 생겼는지, 어쩌다 내 앞에 와있는지 등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고 그로부터 시작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의 영감이 된다. 그래서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전시에 대해서 알아보고 찾아 가는 게 하나의 기쁨이었는데, 코로나가 터진 후에 통 못 가봤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영감을 위한 여정>은 멈추지 않는다. 집에서 영화를 보고, 책을 통해서 미술관에 간다. 온라인으로 뉴욕의 미술관을 가고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해설을 듣는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직접 내 눈으로 봤을 때만큼의 전율은 없지만, 그래도 <Zero>인 것보단 낫다. 



3. <하나를 사들이면 두 개를 처분해야 정리가 된다>


이 말은 프린트를 해서 내 방 곳곳에 붙여놓을 생각이다. 미니멀리스트를 해보고 싶지만 절대 할 수 없는 나를 위해서 말이다. <미니멀리즘>의 좋은 점에 대한 글을 많이 본 덕분인지 소비 패턴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누가 뭐래도 난 <맥시멀 리스트>다. 


<맥시멀 리스트>로서 내 삶에 저 말을 응용하기엔 매우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좋으니까 붙여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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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삶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고민해보고 실천해보면 좋은 것들을 나눠주는 고마운 책이다. 내가 <30대 여성>이어서 깨닫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나였기에>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 데일리 루틴, 취향, 매일 새로운 일 하나씩 하기, 경제적 독립,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계획까지 평소에 내가 관심 있었던 키워드도 있고 새롭게 생각하게 된 키워드도 있다. 내가 방금 나열한 단어들을 읽고 심장이 뛰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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