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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Mar 07. 2021

세상에 기준이 어디 있고 표준이 어디 있을까?

Feat. 보통의 노을.

소설을 읽고 나서 리뷰를 쓸 때 내용에 대한 글을 어디까지 실어야 스포가 안될까라는 물음이 떠오른다. 그래서 줄거리를 쓰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글귀, 내게 울림을 준 부분에 대해서 쓰고는 했는데, <보통의 노을>은 붙인 인덱스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통이어도 보통이 아니어도 충분한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 


책 제목을 봤을 때 <보통의 노을>이어서 노을에 대한 소설인가? 싶었는데 주인공 이름이 <노을>이었고, 그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일 정도로 남에 눈에 띄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조용히 살고 싶어 한다. 그 반면, 그의 엄마 <최지혜>는 작은 공방을 운영 중인데, 수업도 하고 사업도 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도 다른 두 사람이 엄마와 아들로 만나 삶을 꾸려가는 이야기, <보통의 노을>. 

내 주변에서 <너무너무> 있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가끔은 나도 살면서 고민해봄직 했던 무게에 대해 다룬 소설이어서 그랬는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옥같은 말들이 많이 나왔다. 


오래간만에 책으로 힐링했다. 



내가 아버지가 아닌 엄마의 성을 쓴다는 것, 아버지가 엄마와의 사별이나 이혼 때문이 아닌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엄마와 내 나이가 열여섯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 이 모든 사실을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상할 것 하나 없는데 외눈박이만 사는 나라에서는 오히려 두눈박이가 고물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네 잎 클로버만 가득 있다면 행운의 상징은 반대로 세 잎 클로버가 되지 않았을까. P.77


-세상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내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서 그렇기도 하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르면 나는 슬슬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볼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으로선 결혼에 대한 생각이 1도 없다. 일이 좋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현재 내 라이프스타일에 500% 만족한다. 


그거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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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있어야 하고 이뤄야 한다는 것 말이다. 시선만 달리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거든. 때에 따라서는 길가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만도 못한 것일 수도 있어. P.207


-개인적으로 울림이 컸던 말.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편이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는 말 못 한다. 그럴 때마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조급함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나이고, 나만의 속도가 있고 방향이 있다. 시선을 조금만 달리 한다면, 이로써 나는 자유가 된다. 


나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불안함을 갖는 이유는,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다른 사람들의 발자취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나는 포트폴리오를 저만큼 준비하지 못했는데, 나는 시험 점수를 저만큼 받지 못했는데, 내가 뒤쳐지고 있어서 입시에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서 시작되는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그럴 때마다 해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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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기준이 어디 있고 표준이 어디 있을까? P.213


-내가 꿈꾸는 사회다. 물론 남에게 피해가 안 가는 선에서 말이다. 사람들이 본인 삶에 대해 스스로 선택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기준과 표준이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것, 열심히 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남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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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좋은 말들이 무수했던 <보통의 노을>. 

잠시 동안이라도 팍팍한 삶에서 잠시 벗어나 주인공들이 성장해 나아가는 흐뭇한 모습을 읽으며 함께 성장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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