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고 쓰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슬쌤 Mar 13. 2021

역(사)알못 모여라!

Feat.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 고대사.

AP World History 혹은 World History를 공부해본 친구들은 아마 알 거다. 이 시험을 준비하려면 우선 서양고대사를 아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을. 세계사 시험 범위 시작이 서양고대사라서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문명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나중에 세계 2차 대전까지 무난하게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여기, 내가 찾던 <서양고대사> 입문서가 있다. 


책과 함께의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

2부: 고대 그리스 

3부: 고대 로마 


이처럼, 책에서 World History 시험에서 나오는 범위를 다 다뤘기 때문에 세계사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그중, 내가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다고 느꼈던 부분을 짤막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

.

.

.

.

.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 

"카이사르의 군사들에 의해 불타 없어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헬레니즘 문화의 보고로서 "세계의 모든 지식이 모여 있는 곳"으로 불렸다. 클레오파트라는 바로 그 도서관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고, 당대의 정치인 중에 그녀만큼 지성이 뛰어난 사람은 없었다." P.116


짧지만 클레오파트라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아서 좋았다. 대체적으로 여성 리더들에 대한 내용들은 길게 나와있지 않는데, 이 책에서는 마지막 여왕이라는 타이틀로 그가 이집트를 이끄는 데에 있어 한치의 부족함이 없었던 <여성>이 아닌 <리더>였음을 시사해주고 있어서 반가웠다. 그의 지성이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당대 최고의 도서관에서 지식을 얻고자 노력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도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다.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세계사 책에서 만날 때마다 늘 궁금한 곳이다. 불에 타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쯤 세계 최고의 도서관이 되었을지도. 아니, 세계의 모든 지식이 모여 있는 곳이 굳건하게 존재했다면 역사가 바뀌었겠지. 역사를 읽다 보면 순간의 찰나가 바꾼 것이 너무 많아서 아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마치 나비효과를 보는 느낌이랄까. 

.

.

.

.

.

.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서사시는 그리스인에게 성경과도 같았다. 4년에 한 번 아테네인이 판아테나이아 축제를 열 때, 음유시인이나 낭송자들이 <일리아스> 나 <오디세이아>를 낭독하면 관중은 마치 자신들의 눈앞에서 광경이 펼쳐지는 듯 흠뻑 빠져들어 이야기를 경청했다." P.145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를 읽었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울며 겨자 먹기 식의 경험일지라도. 하지만 나에겐 호메로스의 작품들을 읽는 것이 기쁨이었다. 당시 영어 선생님께서 다양한 수업을 해주신 덕분이다. 친구들과 함께 호메로스의 작품들을 우리만의 해석으로 재탄생시킨 대본으로 연극 연출을 해보기도 했고, 그룹으로 모여 재밌는 프로젝트들을 했다. 호메로스가 음유시인이었다고 알려진 것처럼 주어진 파트에 멜로디를 붙여 노래로도 만들어보고, 책에 쓰인 캐릭터들의 모습을 토대로 그림도 그려보고 마스크도 만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책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부분을 만났을 때 그렇게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때 당시, 음유시인들의 입과 행동을 통해서 전해 들은 <일리아스>는 얼마나 짜릿했을지 상상해본다.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시대이다. 

.

.

.

.

.

.

<예수의 탄생과 가르침> 

고대 로마 시대에서 빠질 수 없는 기독교와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는 학교에서 배우는 세계사 책에 세세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다. 종교가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심취해서 읽었던 부분이 바로 <고대 로마 시대>이다. 


"예수는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라는 새로운 계명을 주었다. 율법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면서, 예수는 대부분 유대인들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전파했다." P.373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나 지금이나 다수가 믿는 것을 거스른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정 사실이어도, 다수가 아니라고 했을 때 과연 나는 뚝심 있게 내 의견을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일까,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아직까지 내가 세상을 동화 속 세상처럼 아름답게 바라보는 건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진실이, 정의가 승리할 거라 굳게 믿는다. 그렇게 믿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 


-


이 책은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적극 추천드린다. 또한, World History 관련하여 학습이 필요한 분들께도. 입문서라서 술술 읽히고, 읽으면서 떠오르는 영감은 덤이다. 


이번 기회에 역(사)알못, 탈출해보자고요!



매거진의 이전글 시린 겨울이 생각나는 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