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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Feb 05. 2020

일기 쓸 때 들으면 좋은 노래 리스트

지극히 개인적인.

내가 퇴근 후에 늘 하는 일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가족들과 함께 나의 하루를 나누고 가족들의 하루가 어땠는지 들어보는 것. 소위 'update' 타임이다. 서로 깔깔 거리기도 하고,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하면서 우리는 우리 각자의 하루를 나눈다.

두 번째는 나 혼자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시간, 바로 일기 쓰기이다.


나는 사실 아침형이랑은 거리가 아주 멀다. Night owl에 속하는 나는 밤에 집중이 더 잘되고 글이 더 잘 써진다. 그래서 나만의 시간은 가장 조용한 시간인 1-2시 사이에 "예슬"타임으로 지정해두고 책을 읽는다던지, 일기를 쓴다던지, 좋아하는 영화를 본다. 그러다 보면 취침시간이 4-5시를 훌쩍 넘길 때도 있지만, 밥 먹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예슬"타임이다.


그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행위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기 쓰기이다.


https://brunch.co.kr/@hwangyeiseul/28

위의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2020년에 내가 쓰는 다이어리는 자그마치 10권이다. 10권 중 버릴 일기장이 단 하나도 없으며, 매일매일 정성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일기를 쓸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나의 일기 쓰기 무드를 제대로 조성해주는 무드등과 나의 귀를 자극해주는 음악이다.


일기를   음악이 없으면 왠지 허전하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하루가 마치 필름처럼 휘리릭-지나가는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오늘은 내가 일기   가장 자주 듣는 노래를 공유하려 한다.





1. 동기부여 팍팍형

Always Awake -Jazzyfact (빈지노)

https://www.youtube.com/watch?v=-WgqndZu_Tk


이 곡은 내가 학생들에게 강추할 정도로 내가 좋아하는 곡이다.

가사가 진짜 좋은데,

서울시가 잠이 든 시간에/아무 말 없는 밤하늘은 침착해
그와 반대로 지금 내 심장은/오늘만 살 것처럼 아주 긴박해
살아있음을 느낄 때면, 난 산송장처럼 눕긴 싫어!


특히 이 부분을 가장 사랑한다.

새벽에 모두가 잠든 시간, 홀로 깨어있는 나.

그리고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게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쓰는 나를 잘 표현한 가사인 것 같아서 좋다.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잠이 오다가도, 일기를 하루 이틀쯤은 미루고 싶어도 잠이 번쩍 깨면서 펜을 집게 된다. 새벽에 들으면 공부, 책 읽기 동기부여가 정말 잘되는 음악이다.


2. 토닥토닥 위로와 공감형

하루의 끝 - 종현

https://www.youtube.com/watch?v=wGP-gfCWXYI


정말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내가 "바쁘다"라고 할 때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수업을 9시부터 시작해서 점심시간 30분, 저녁시간 30분을 보내고 저녁 10시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11시가 넘는. 그리고 다음날 수업 준비를 하고 일기를 쓰고 4시간 자고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그런 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된다. 그럴 때는 정말 손가락 까딱 하기 싫지만, 그 순간 느끼는 감정마저 내겐 너무 소중해서 일기를 꼭 써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씻고 바로 일기를 쓰기 시작하는데, 그럴 때는 빈지노의 Always Awake는 내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곡은 정말 내가 체력적으로 힘들 때 들으면 위로가 되는 것 같아서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너의 그 작은 어깨가 너의 그 작은 두 손이/지친 내 하루 끝 포근한 이불이 되고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네게도 내 어깨가 뭉툭한 나의 두 손이
지친 너의 하루 끝 포근한 위로가 되기를/자연스레 너와 숨을 맞추고파


이걸 쓰면서 가사를 다시 보는데, 매일 봐도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는 것만 같다.



3. 가사가 없어서 글쓰기에 집중하기 좋은 형

First Impression - 바다가 들린다 OST

https://www.youtube.com/watch?v=D4YLxXrFAT8

이 파트는 무난하게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들인데, 위의 곡은 요즘 내 최애 곡이다.

며칠 전에 Netflix에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들이 업데이트가 되었는데, 그중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영화가 바로 '바다가 들린다'이다. 거기의 OST 노래인데, 첫사랑을 다시 만났을 때 흘러나온다. 나는 그 장면이 visually 너무 아름답기도 했지만, 사실 내 귀가 더 많이 호강했다. 노래가 너무 좋다. Original Version 은 위의 영상이고,


https://www.youtube.com/watch?v=nxmtx7-LioE

이 버전은 누군가가 피아노로 커버를 했는데 이 노래 역시 분위기가 정말 좋고 선율이 정말 아름답다.



이 노래를 알기 전까지 내가 즐겨 듣던 곡은,

Shinjuku Twilight - Eddie Higgins Trio

https://www.youtube.com/watch?v=P3WwxsbIOf8&list=RDP3WwxsbIOf8&start_radio=1

나는 Eddie Higgins Trio를 정말 좋아해서 그들의 노래는 다 좋아하지만, 내가 일기 쓸 때 가장 듣기 좋아하는 곡은 바로 이곡이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이 스쳐 지나가면서 어떤 면에서 내 하루가 좋았고, 슬펐는지 생각이 난다. 그리고 나의 하루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는 음악이다. 그래서인지 여태까지 이 노래를 가장 많이 들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한 달 쓰기 글을 쓰면서 이 곡들을 들고 있자니 하루를 마무리할 때가 왔나 보다.

이제 후딱 씻고 가서 일기 써야지.


PS) 일기 쓸 때 들으면 좋은 곡들 있으시면 저에게도 꼭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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