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그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강력한 무기.

예슬쌤's 의식의 흐름 창고

by 예슬쌤

보통 "여름"이라는 단어는 많은 이들에게 휴가, 바캉스, 그리고 휴식과 같은 설렘을 안겨주는 단어겠지만, 나에게 있어 여름과 관련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일, 땀, 열정.


1년 365일 내내 일에 푹 빠져 사는 나지만, 6월에서 8월까지의 바쁨은 또 다른 레벨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에 있는 학생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름방학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여름도, 어김없이 치열하게 보냈고, 남은 건 또다시 열정으로 보내야 하는 여름 속 나날들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 내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간 기록뿐.


10년째 여름을 제일 바쁜 시즌으로 정해두고 살아온 나지만, 2021년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했기에, 6월 둘째 주부터 오늘날까지 작게는 몇 단어, 길게는 일기장 한 바닥을 채울 때까지 써 내려갔던 나의 노트를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이름하여 <예슬 선생님's 의식의 흐름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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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14th, 2021 - 1st Day


내가 SAT 수업 가장 첫날에 늘 하는 말이 있다.


"기적은 없다."


다른 이들이 어쩌면 갖고 있을지 모르는 슈퍼파워는 내게 없다. 그래서 수업 시작 첫날부터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 점수를 딸 생각은 1도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게 현실이고, 아직도 꿈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니까.


<기적은 없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급속도로 어두워진 학생들의 낯빛이 도통 밝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쯤, 나는 단 한 가지의 약속을 한다.


너희들이 100을 하면 나도 100을 할 것이고, 학생들이 200을 한다면 나도 200을 주겠다는 약속.


결의에 찬 내 목소리를 들은 학생들은 그제야 안심한 듯, 자신들도 모르는 탄식을 내뱉는다.


이로써 우리는 한 배를 탄 팀이 된다. 8주 동안 계속될 우리들의 여정 속에 분명히 존재할 시너지를 기대하며, 너무나도 높아 보이는 SAT라는 산을 함께 넘어보자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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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살게 하는 힘, 간절함>


아이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단연 "어떻게 하면 점수를 빨리 올릴 수 있나요?"라는 허무맹랑한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엉덩이의 힘>을 믿으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엉덩이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나는 단연 <간절함>을 꼽고 싶다.


이번 여름에 나는 3개의 SAT반을 가르쳤다. 1반부터 3반까지 레벨로 학생들을 나누었는데, 선생님 입장에서는 기초반인 1반 2반에 인풋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 Writing을 가르치는 나로선 8 품사부터 기초적인 부분까지 다 잡아주고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더 많은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여름 세션 시작과 후를 비교했을 때 3반 아이들의 점수가 평균적으로 훨씬 더 많이 올랐다. 이것이 바로 간절함이 주는 메리트다.


3반 학생들은 기초가 탄탄한 학생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12학년이고 곧 SAT를 쳐야 하는 학생들로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고 점수를 따야 하는 소위 말하는 <급한> 학생들이다. 따라서, 3반 학생들 중 점심시간이 아까워 밥을 먹으러 가지 않는 학생들도 더러 있을 정도로 간절함이 극에 달했다. 그래서 나는 3반 학생들이 의자에 오래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간절함>을 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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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간절함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나 자신에게 되묻게 된다.

무언의 이유로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렇게 간절히 달려봤던 것이 언제였나.

성인이 되어 나의 커리어에서 저렇다 할 목표를 세워 달려본 적이 있었나?


마음을 다잡게 된다.

매일을 수험생의 마음으로 살아보기로.

간절함을 무기 삼아 나의 목표를 위해 전진해 나아가 보기로.


<간절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력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