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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Feb 20. 2020

당신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별명을 얻었습니다.

요즘 우리 가족의 화두는 나의 데일리 글이다. 매일 같이 글을 쓴다고 퇴근하자마자 집에 오면 컴퓨터 붙잡고 씨름하고, 뭐하냐고 물어보면 글 쓴다 그러고, 미스터 트롯 같이 보재도 글 써야 한다고 안된다고. 얼마나 멋진 글을 쓰길래 좋아하는 것도 마다하고 그렇게 붙잡고 있냐고 궁금해한다. 


그리하여 얻게 된 별명, "황 선비."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선비가 꿈입니다." 

그러자 아빠께서 말씀하셨다. "이미 선비야 ㅋㅋ"


일하는 시간 외에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내가 하도 열심히 쓰니까 어떤 글인지 궁금해서 우리 엄마, 아빠, 동생은 항상 내 글을 본다. 아빠는 알람까지 설정해놓으셔서 내가 글을 올리자마자 읽으시고, 엄마랑 동생은 자기 전에 내 글을 읽는 게 하루의 루틴이 되어버렸다.


가족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글을 쓸 때 더 생각하게 된다. 가끔은 허세를 부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자제한다. 가족이 보고 있으니 최대한 정제된 글을 쓰게 되고, 살을 덧붙히기가 민망해진다. 그래서일까, 나 자신에게도 솔직할 수밖에 없는 글을 쓰게 된다. 




사실 내가 하루에 한 글을 쓰게 된 지가 벌써 20일째라는데 믿기지가 않는다. 이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2/3이나 달려왔다니. 처음에 시작할 때는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긴가민가의 마음으로 시작했다. 일이 많고 바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수업 준비까지 알차게 해가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미 타이트할 대로 타이트한 내 스케줄에 무리였다. 


하지만 막상 달려보니 시간이라는 것은 만들어지더라. 


나는 평소에 없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영 젬병이다. 나는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라 환경설정을 내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 한없이 풀어지고 한없이 누워재끼는 사람인지라 내가 의식적으로 내 발등을 찍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내 발등을 찍은 것에 대한 후회는 일절 없다. 대신, 감사한 마음이 크다. 


한달은, 내가 없다고 생각했던 시간을 찾아주었고, 그 시간 동안 열심히 읽고, 보고, 사색하고, 쓰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인사이트를 팀원들의 글을 통해 얻게 된 것이 가장 값지다.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생각들을 매일같이 읽다니. 이건 축복이야.


얼떨결에 시작하게 된 글쓰기.

앞으로도 쭉 나와 함께 하길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이다. 



한달,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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