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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Feb 21. 2020

요즘 근황.

feat. 일일일일일 / 2020년 2월 중순.

요즘 여러 가지 프로젝트와 할 일들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가 일을 하는 건지 일이 나를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챙길 것도 많고 끝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일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든다.


2020년의 2월도 벌써 2/3이 지나갔다.

남은 10일도 파이팅 하자는 마음에서 쓰는 일지.



TOEFL

학원 수업에서는 다양한 것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중 내가 늘 빼먹지 않고 하는 수업은 토플 스피킹과 라이팅이다. 하루는 스피킹을, 하루는 라이팅을, 학생들 레벨에 따라서 지도하고 있는데 나는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두 반을 가르친다. 스피킹은 학원 템플릿이 아주 잘되어있어서, 아이들이 템플릿을 최대한 빨리 외울 수 있도록 돕고 있고, 또 학생들이 녹음한 것을 내가 듣고 각자의 강점과 부족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팅 부분에서는 수업시간에 에세이 토픽에 대해 우리가 같이 디스커션을 하고, 시간을 주면 아이들이 에세이를 쓴다. 그리고 아이들이 에세이를 쓰는 동안 나는 아이들 에세이 첨삭을 해서 1:1로 코멘트를 해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무엇이 자신의 강점이고 약점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한번 틀린 문법이나 콘셉트는 틀리지 않도록 노력을 한다. 그렇게 아이들의 점수는 오른다. 토플 3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3월 시험을 위해 막바지 스퍼트를 하고 있는데, 이번 두 반 학생들은 방학 때 확실하게 잡아서 그런지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SAT

역시 3월 시험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미국 수능이다 보니 토플과는 또 다른 부담감을 안고 공부한다. 그리고 거의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11학년 학생들이 많다. 마치 건들면 폭발할 것 같은 아이들인지라 조심조심 수업을 하고 있는데, 다행히 내가 맡은 리딩과 라이팅 부분에서는 아이들의 점수가 계속 오르고 있다. 하지만 SAT 라이팅 부분에 잦은 실수를 하는 통에 내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라이팅이 리딩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고 느끼는 건지, 라이팅 문제를 안 읽고 풀려고 하는 학생들도 있고, 주어진 초이스를 다 읽기도 전에 답을 선택해버리는 학생들이 있어서 가끔 수업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분명 맞출 수 있는 문제였는데 틀리면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 SAT 반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틀리는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수의 개수가 중요한 거라고. 44문제에서 네가 몰라서 44개를 틀리면 나는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44문제에서 1문제를 틀렸는데 그것이 실수라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매일 말해주고 있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Literature

지난주에 George Orwell의 동물농장을 끝내고 바로 1984로 넘어왔는데 같은 작가라서 그런지 술술 읽힌다며 열심히 임하는 중. 동물농장 책을 읽고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오늘 수업에서는 1984 내용보다는 파이널 에세이 부분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각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이 키 포인트였는데, 어느새 척척 해 나아가는 학생들 보고 감동. 그리고 한 학생은 아파서 학교를 조퇴했는데 학원 수업은 빠질 수 없다고 온 것도 짠하면서 살짝 감동. 다음 주에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한다는데 그 프로젝트가 토픽 하나를 정해서, 본인이 직접 앵커가 되어 뉴스를 만들어 오란다. 비디오도 찍어야 하고 대본도 적어야 한단다.


여기서 내가 뒤로 자빠질뻔한 사연:

학생 중 한 명의 토픽이 알 카에다였는데, 알카에다를 설명하려면 911 테러 사건을 말하지 않을 수 없어서 911 테러는 당연히 알겠지 했는데 모른단다. 아이가 몰라서 내가 뒤로 자빠질뻔한 게 아니라 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이 911 테러가 일어난 몇 년 후에 태어났다는 사실이 나를 놀라게 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흐른 거지.


History

요즘 인터내셔널 학교 역사 선생님들에게 내가 불만이 참 많다. 정말 쓸모없는 프로젝트를 많이 내준다. 내 생각이지만 프로젝트를 내주는 이유는 딱 하나다. 수업시간에 가르치기는 싫고 (수업 준비는 하기 싫고)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에 수업시간에 그룹 지어서 같이 리써치 하라 그러고. 다음 수업시간은 각 팀이 나와서 발표하는데 시간 허비하고. 그러려고 프로젝트를 내주는 듯. 사실 프로젝트가 학생들이 정말 역사를 배울 수 있는 프로젝트라면 내가 말을 안 하지만, 정말 쓸모없는 다른 나라의 GDP는 왜 알아오라고 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Project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 최근에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 프로젝트는 내가 평소에 너무 좋아하는 것들을 다 모아놓은 집합체라서 엄청난 몰입을 해서 준비 중이다. 가끔 너무 몰입을 한 나머지 시간이 가는 것도 모르고 한다. 어제도 커리큘럼을 하나 끝냈다. 그리고 오늘도 커리큘럼 최소 2개는 짜고 잘 예정.


TED Translate / Review

나는 TED 번역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어제 보니 2013년에 AMARA에 가입했는데, 처음에 한국에 재단이 생겨서  TED  번역하면 봉사활동 시간 줄 때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번역도 하고 사람들이 번역하면 나중에 내가 파이널로 리뷰를 해서 제출까지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순수한 봉사자의 마음으로 하는 일중에 하나인데, TED를 번역하거나 리뷰를 하면 좋은 점이 영어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엄청난 인사이트가 담긴 영상들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성공.


올소 치과 영어수업

우리나라 양악 수술 권위자 두 분과 함께하는 수업은 늘 재밌다. 의사 선생님들이셔서 구사하시는 영어가 남다르고, 정말 박학다식하셔서 내가 오히려 배우는 이 수업. 문법에 관심이 있으셔서 시작한 Diagramming 도 어느새 책 2권을 다 끝내실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시다. 저번 시간엔 오스카 (기생충 4관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고, 그다음은 죽음과 안락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 나눈 대화는 지금도 마음속에 깊게 남았다. 다음 주는 과연 어떤 토픽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심히 기대가 된다.


딱유목 영상

2월 영상을 어제 다 마무리했다. 팀장님께서 집에 스튜디오를 세팅하게끔 배려를 해주셔서 내 방에 홈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영상을 찍었다. 딱 유목에서 동요와 이솝우화를 하고 있고, 또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어 새로운 영상을 찍었는데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 2월 영상은 다 끝냈으니 이제 3월 영상 대본 준비부터 슬슬 시작해야겠다.



일은 비교적 수월하게 잘하고 있는 듯하다.


2월이 10일 남짓 남았는데, 최대한 영혼을 갈아서 많은 것을 끝내고 3월을 힘차게 맞이해야지.




근데 덕질을 많이 못해서 좀 아쉽다. 강동호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라. 언제 볼 수 있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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