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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슬쌤 Feb 24. 2020

너 하고 싶은 대로 다해

Feat. You Only Live Once

나는 YOLO라는 말을 진짜 좋아한다. 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나의 '행복'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사실 나는 어렸을 적부터"독특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내가 프리랜서로써 그 어떤 회사에도 국한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골라서 하고. 돈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하는 일을 사랑하며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매 순간 즐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에 나는 "독특하다"라는 말을 듣는다.


1) 내가 술, 담배, 커피를 입에도 대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

내가 이것저것 일을 많이 벌리고 다니는 만큼 많은 것에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내 주위 사람들은 항상 물어본다.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에 의존하지 않고 어떻게 사냐고. 같이 일을 하는 동료들은 나에게 늘 물어보는 말이, "커피 안 마시고 어떻게 수업을 그렇게 많이 할 수 있어요? 커피 안 마시면 잠 안 와요?

목소리 괜찮아요? 목 안 나가요? 어떻게 그렇게 텐션이 늘 업이에요? 진짜 신기하다."


2) 연애에 관심 없다고 말할  

내 주위 친구들만 봐도 벌써 애가 둘인 친구도 있고, 얼마 전에 결혼을 한 친구도 있다. 30대가 지났으니 나도 "결혼 적령기"에 들은 셈이다. 하지만 나는 결혼을 할 마음도 없고, 연애도 할 마음이 없다. 나는 지금 할 일이 많고, 일이 없을 때는 솔직히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Commitment"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나는 누군가에게 "commit" 해야 하는 관계가 싫다. 가끔은 먼 지인들로부터 "정신 차려"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지만, 네.. 제가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결혼자금을 100% 부담해주실 분들만 그런 말씀 하셨으면 좋겠네요 희희.

(솔직히 우리 가족도 아무 말 안 하는데. 호호)



어떻게 보면 나는 철저하게 "내 맘대로" 사는데, 그런 freedom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나를 보며 혀를 찰지도 모른다. 여자니까, 30대가 넘었으니까,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서 애를 낳고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본들이 생각보다 많다. (19세기 사상 그만 들이미세요 희희) 하지만 내가 이렇게 내 맘대로, 돈 벌면서, 내 인생 즐기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게 된 이유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YOLO 1세대 엄빠의 영향

내가 우리 가족에 대해서 늘 말하지만 나는 가족으로부터 무엇을 강요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어릴 적부터 내가 하기 싫은 건 억지로 시킨 적이 없다. 우리 엄마 아빠는 1세대 YOLO족인데, 그 옛날에 두 분 다 음악을 공부하고, 전공해서 대중가요계에 뛰어든 걸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친가 쪽 가족들은 늘 우리 가족을 "날라리" 가족이라고 부른다. 맨날 지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산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빠가 보여주신 수많은 YOLO 일화 중에 지금까지도 내가 기억나는 일화가 있는데, 내가 8 학년 때 공부하기 싫다고 징징거리니까 아빠가 내게 하신 말씀이 있다.


공부하기 싫으면 그만둬.
 대신 나중에 커서 밥은 먹고살아야 하니까 기술 하나쯤은 배워.


우리 아빠는 말이 협박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아무것도 못하는 건 앞가림하는데 문제가 되니, 뭐라도 배우라는, 딸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서 전달한 아빠의 속마음이었다. 그런 아빠와 엄마 밑에서 자란 나.  YOLO 피가 없을 수가 없다.



2) 2001년, 대지진

나는 2001년에 엘살바도르라는 중미에 살았었고, 그때 진도 7.6 지진을 겪었었다. 그때 당시 약 3,000명의 사람들이 지진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며칠 동안 전기와 수도가 공급이 안되고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이 위급했었다. 더 큰 문제는 지진이 오고 나면 반드시 여진이 온다는 사실이었다. 7.6의 지진이 한번 휩쓸고 간 다음 그게 끝이면 좋으련만, 그 뒤에 7.6보다 작은 여진이 계속 왔었다. 말이 좋아 "여진"이지, 사실상 여진이 진도가 7.4/6.5 이랬으니 실로 어마어마한 지진이 계속 온 것이었다.  여진은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괴롭혔다. 밤, 낮 할 것 없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지진은 우리 가족 모두를 패닉 상태로 넣기에 충분했고,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였기에 그 상황을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었다.


이건 개인적인 내 생각이지만 아마 그때를 기점으로 우리 가족은 더 단단해지고 YOLO 함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자연재해를 크게 겪고 나니, 인생에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또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삶에서 가장 소중한  " 순간의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행복"이다. 어떻게 보면 되게 이기적인 말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난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난 내가 YOLO로 사는 것이 참 좋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한번 살다 가는 인생, 매 순간이 행복으로 가득 차길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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