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피크 퍼포먼스
나는 프리랜서다. 이 뜻은, 나의 스케줄은 내가 일을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고 싶지 않을 때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4년 차가 된 지금은 일을 나의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자유롭게 하고 있지만, 처음 프리랜서가 되었을 때 나는 시간 관리도 엉망이었고, 내 할 일조차 찾아가며 하지 못한 한심했던 사람이었다.
돌이켜 생각 보니 그것은 '번아웃'이 아녔을까 싶다. 2012년에 한국에 들어와 학원 강사로써 7년을 몸이 부서져라 일했다. 하루 12시간 일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학원 업무가 끝난 후에 집에 돌아와 수업 준비를 했다. 그때 생각하면 왜 그렇게 미련하게 일을 했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그때의 시간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아마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미련하게 일만 알고 살 것이고, 집요하게 수업 준비를 할 테니.
너무 열심히 일만 했던 것이 화근이었을까. 2018년에 서울에 올라와 나는 내 커리어 인생 최고의 게으른 시절을 보냈다. 그때 내가 일을 관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커리어에 관련된 일에 게을렀을 뿐. 수업 준비를 게을리하기도 하고, 번역해야 하는 자료들을 쌓아두고 막판에 몰아서 하기도 했다. 평소에 나라면 생각지도 못했을 게으름이다.
그렇다. 이 모든 것이 <번아웃>으로 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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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키의 <피크 퍼포먼스: 매 순간 나를 넘어서는 힘>은 <번아웃>에 집중한다. 왜 우리가 번아웃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는지, 그리고 번아웃을 피한 이후에도 최고의 성과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책은 총 3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 피크 퍼포먼스의 비밀을 찾아서
Part 2. 나만의 피크 퍼포먼스 공식 만들기
Part 3. 한계 너머의 나를 만나는 시간
"재능과 노력만으로 이 정도 성과를 낼 수는 없었다. 주변에서는 그를 말할 때 모두들 한 단어를 떠올렸다. 집착.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은 없었다. 친구들이고 가족들이고 워낙 자주 입에 올리니 진부한 표현 정도로 생각될 수 있었지만, 그는 정말로 집착이 강했다." P.19
- 책의 초반에 나오는 "스티브"는 이처럼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집착"을 가지고 임했던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그 역시 번아웃을 경험하였고, 결국 선수로서의 마지막 목표였던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엔 실패했다. 이 "스티브"는 이 책을 쓴 스티브 매그니스다. 맞다. 번아웃을 직접 경험한 그가 자신의 삶을 통해 왜 번아웃은 피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번아웃을 두 번 다시 경험하지 않았다. 대신, 스트레스와 휴식의 밸런스를 찾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을 깨달은 것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고 이렇게까지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었던 사람도 번아웃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시에 번아웃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왜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명심하자.
적절한 휴식이 없이는 성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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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번아웃 그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번아웃을 이겨내는 그 과정이 무섭다. 사람이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아주 무섭게 퍼지기 때문에 번아웃이라는 것은 나의 힘으로 최대한 멀리 둘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번아웃을 경험하기 전에 <피크 퍼포먼스>를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번아웃은 생각보다 아주 조용히, 조금씩 나를 갉아먹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