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신뢰는 시장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요즘 부쩍 <신뢰>라는 단어라는 말을 달고 산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이 나를 믿어주지 않으면 내가 가르치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는 그들의 점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 수업에서도 한 학생과 신뢰라는 단어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분명 A의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라고 가르쳐 줬는데, 학생은 자꾸 본인만의 방식인 B의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학생은 예전부터 해오던 실수를 계속 반복하게 되었고, 나는 오늘 학생에게 대놓고 "나를 믿어달라"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고집이 강했던 학생이었고, 수업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하는 학생이었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는데, 결국 오늘 터진 것이다. 이 학생의 점수가 반에서 가장 낮았고, 반의 평균에도 훨씬 못 미쳤다. 결론적으로 수업에서 배운 방식들을 써먹지 않아서다. 즉, 나를 믿지 못했다는 전제가 짙게 깔려있었고, 나는 <트러스트>를 읽으면서 신뢰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신뢰의 모든 것을 담았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현실 속에서 우리들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경제학에서 신뢰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등 <신뢰>에 대해 다각도에서 살펴본다. 인류 문명의 역사부터 시장, 제도, 개인 간의 관계, 그리고 미래에 신뢰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 직업에 신뢰가 과연 중요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나는 선생님이니 그저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내 실력을, 강의력을 다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내가 아무리 내 일을 잘해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가 없다면 학생들은 날 믿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점수는 오르지 않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