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진정한 다이어리 덕후는 9월부터 내년을 준비하지.
저는 이 구역의 소문난 기록광이자 다이어리를 모을 정도로 (아까워서 못 쓸 정도로) 지류에 대한 집착이 있는데요. 한 때는 그 집착이 너무 심했던 나머지, 다이어리를 1년에 최소 15권을 쓸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이지 기록에 제가 잠식되는 느낌이었어요. 맨날 쓰고 또 쓰고, 쓰느라고 제가 뭘 쓰고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아무리 세상에 무의미한 기록은 없다지만, 기록에 대한 저의 집착이 갈수록 심해지는 걸 느끼고 난 뒤로, 다이어리를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024년엔, 이제는 좀 내려놓고 정말 필요한 것들만 기록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답니다.
그래서 2024년의 다이어리!
줄이고, 또 줄여서 딱! 5권만 쓰기로 했습니다.
원래 다이어리 시장은 매해 9월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해요. 그래서 보통 내년을 준비하는 시기인 12월쯤에는 내가 원하는 걸 살 수 없을 확률이 높아요. 그래서 저는 8월부터 어떤 다이어리를 쓸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세 가지를 꼽는데요.
다이어리의 용도에 따라 너무 크면 여백이 많이 남을 때도 있고, 또 작을 때도 있어서, 우선 다이어리의 쓸모를 고민한 다음, 어떤 사이즈를 살지 고민한답니다. 무게 같은 경우는, 제가 가지고 다녀야 하는 다이어리라면 당연히 가벼운 걸 선호하는데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개인적인 기록을 할 다이어리들을 고른 거라 집에서만 쓸 예정이에요. 그래서 꽤나 무거우니 참고 부탁드려요. 종이 질감은, 제가 평소에 만년필을 쓸 때가 있는데, 대부분의 종이들은 만년필의 잉크를 못 견디고 뒷장에 다 번져요. 그래서 꼭! 토모에리버와 같은 만년필을 견뎌낼 수 있는 다이어리들로 고르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것저것 열심히 발품 팔아 알아본 뒤 고심 끝에 고른 2024 다이어리 5권은요!
[1] Hobonichi Techo Cousin (A5)
[2] Hobonichi Techo Original (A6)
[3] Moleskine - Daily Soft Cover (Pocket)
[4] Daily Length Diary
[5] Hibino Daily 2024
요렇게 다섯 권입니다.
다섯 권 다 예전에 써본 다이어리들이고요. 어쩌다 보니 2023년 현재에도 쓰고 있는 다이어리들 중에 TOP 5를 고르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이 포스팅을 <2024 다이어리 추천>을 위해 쓰는 거라면, 정말 친절하게 여러분들을 위해 각 다이어리의 구매처 링크도 가져다 드리고, 사진도 올려드려 가며 구구절절이 설명할 수는 있지만, 이 포스팅은 다이어리 추천을 드리는 포스팅이 아닙니다.
또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이어리란 여러분의 1년을 책임져주는 동반자와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기에, 직접 써치 해보시고 발품을 팔아보시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저 역시 다가오는 2024, 기록에 대해 다시 한번 재정비하고, 어떻게 사용할지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쓰는 거라, 다이어리의 특성에 대해 적기보다는 제가 이 다이어리들을 어떻게 쓰면서 제2024년을 그려 나갈지 기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호보니치 다이어리는 종이 질감이 성경책과도 비슷해요. 정말 야리야리해서 곧 찢어질 것 같지만, 만년필의 inky 함을 아주 잘 버텨내는 종이라서 정말 좋아해요.
-무게도 그렇게 많이 나가지는 않지만, 사이즈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어서 저같이 무거운 거 들고 다니는걸 딱 질색하는 사람에게는 갖고 다니기엔 살짝 벅차요.
-제가 이 다이어리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1일 1페이지 형식과 24시간을 트랙킹 할 수 있는 속지 둘 다 있기 때문에 시간 관리 하는 데에도 너무 좋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하루 중에 있었던 일을 적기에 딱 좋아요.
-저는 평소에 말이 많은 만큼 글도 많이 쓰는 편이어서, 널찍한 공간을 주는 호보니치 커즌사이즈 정말 좋아합니다.
-이 다이어리의 쓸모는 개인적인 시간관리와 하루 중 받았던 영감이라던지, 눈여겨봤던 책이나 구절 등을 적어놓는 용도로 쓸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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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었던 호보니치 다이어리의 절반 사이즈예요. 그래서 휴대용으로도 적합합니다.
-커즌과 비교해 보면, 24시간을 트랙킹 할 수 있는 속지는 따로 없고, 마찬가지로 1일 1페이지 형식입니다.
-여기에는 하루 중에 있었던 일을 그냥 막 써요. 'Brain Dump' 용도. 감정을 쏟아낼 때도 있고요. 한마디로 제가 가장 '막' 쓰는 다이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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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몰스킨 포켓사이즈 정말 좋아하는데요. 그중 하드커버보다 소프트커버가 좋은 이유는 되게 말랑말랑해요. 그래서 말랑말랑한 커버 만지면서 기록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이 다이어리 역시 1일 1페이지입니다.
-용도는 <성공일기>를 적을 거예요.
-2022년부터 저는 성공일기라는 걸 쓰는데, 어떤 분들은 <미래일기>라고 부르기도 하시더라고요!
-제가 어떻게 살 거고, 어떤 걸 이루는지에 대해 <현재형>으로 쓰는 일기예요. 어차피 저는 다 이룰 거라 (이미 이뤄졌지만요) "미래"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성공일기라고 부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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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트랙커의 끝판왕이에요. 24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30분 단위로 정리할 수 있어요.
-2023년에 이 다이어리를 처음 써봤고 지금도 쓰고 있는데요. 여태까지 써본 타임트랙커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커즌에 타이트랙커 속지가 있는데 굳이 이 다이어리를 따로 쓰는 이유는, 이 다이어리는 <타임트랙커만> 있거든요. 그래서 다이어리 자체가 굉장히 얇아서 갖고 다니기가 편해요. 그래서 업무용 타임트랙커로 너무나도 잘 쓰고 있어서 올해도 쓸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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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이어리는 진짜 귀염뽀짝 하지만 아주 두꺼워요.
-1일 2페이지거든요. 양옆으로 쓸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종이 질감도 너무너무 좋습니다.
-용도는 왼쪽엔 <감사일기>를, 오른쪽엔 <책/영화 리뷰>를 쓸 예정이에요.
-하루에 책 한 권이나 영화 한 편을 볼 정도로의 여유는 없지만, 한 페이지의 책과 영화 클립을 볼 정도의 시간은 있거든요. 그래서 리뷰를 살며시 적어볼까 합니다.
이렇게 다섯 가지로 나뉘네요.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서 단 하나도 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들 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직 2024년의 다이어리를 안 고르셨다면,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한번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생각보다 기록을 통해서 얻는 게 정말 많거든요.
며칠 전에 친한 오빠와도 대화를 나눴지만, 오빠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하고 나면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기록을 한번 글로 써보라고 추천했어요. 그래야 무엇을 했는지, 소소하지만 작은 목표를 언제 어떻게 이뤘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저 역시 <2024 D-99>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그거예요. 기록하지 않으면 내가 뭘 했고 뭘 이뤘는지 가시적으로 보이는 게 없어서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길을 잃을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분명 저는 열심히 살았고, 제 시간을 잘 썼다고 생각하는데, 기록을 안 하니 그냥 흘려보낸 느낌이 났달까요.
맞아요. 제 일이 많이 바쁘죠. SAT도 가르쳐야 하고 학생들 GPA도 관리해야 하고, 애들 유학도 보내야 하고, 미국에 있는 학생들도 챙겨야 해서 시차 때문에 아침부터 학생들 만나야 하고, 바빠요. 하지만 기록할 시간이 없었다고 하기엔 너무 있었고, 제가 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다시, 기록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4년,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서 각자의 페이스대로,
방식대로 잘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