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쓰거나, 멈추거나.
나는 지극히 아날로그 감성이다. 다이어리도 10권을 손으로 직접 쓰고, 책도 종이의 질감을 느껴가며 읽는 것을 좋아한다. 거의 모든 것을 아날로그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바야흐로 테크놀로지의 시대 아닌가. 인터넷과 다양한 앱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매일 같이 다양한 앱과 인터넷이 주는 편리함에 감탄하고 감사하며 살고 있는데, 문득 내가 어떤 앱들을 자주 사용하는지, 내 지갑을 열게 한 앱들은 무엇이고, 또 내 지갑을 열었다 닫은 앱들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서 오늘 포스팅을 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내 돈 내고 쓰는 앱들은 확실히 내 삶의 질을 높여주는 느낌이다. 돈이 아깝지 않다.
우선 내가 현재 유료로 쓰고 있는 앱부터 소개하겠다.
나는 음악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다. 일가기 전에 화장할 때도, 출퇴근할 때도, 딱히 집중이 필요 없는 일을 할 때, 일기를 쓸 때 등 음악이 항상 필요하다. 그리고 덕질을 하는 사람으로서 뉴이스트가 컴백을 하면 스밍을 열심히 돌려야 하기 때문에 멜론 정기권은 항상 필요하다. 덕분에 멜론 VIP로써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내가 듣고 싶은 곡들을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리고 지니, 네이버 뮤직, 애플뮤직을 다 유료로 사용해본 사람으로서, 멜론이 노래가 제일 많고 플레이어도 다루기가 쉽다. 그래서 난 멜론이 좋다.
YouTube Premium 같은 경우 정말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는 YouTube를 잘 보지 않았고 광고가 나와도 그냥 30초-1분 정도 광고 보면서 때우면 되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내 개인 YouTube 채널을 시작하게 되면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무료로 1달 동안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체험을 해봤는데 광고가 안 나오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그래서 체험판이 끝나고 바로 유료로 바꿨다. 광고 없이 보는 유튜브는 늘 짜릿하다.
미디엄은 아마추어, 프로페셔널 작가들이 글을 쓰고 굉장히 다양한 토픽에 대한 글들이 많다. 사실 저번 달에 한 달 미디엄 리더로서 미디엄을 이끌면서 이 플랫폼을 알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너무 좋은 앱이다. 큐레이션도 굉장히 잘 되어있고, 에디터들이 직접 엄선한 글들이 Top Choice로 올라가게 되기 때문에 하이퀄리티 글들을 읽을 수 있다. 무료 버전은 글을 한 달에 3개밖에 못 읽게 하고 댓글도 잘 못 달게 해서 1년에 $50 내고 subscription을 업그레이드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미디엄을 애용하는 편이다. 특히 자기 계발이나 습관 형성에 관련된 탄탄한 글들이 많아서 동기부여도 완전 뿜 뿜으로 되고 좋다.
뉴욕타임스와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간다. 한국에 있는 뉴욕타임스 지사인 '코리아 중앙데일리'는 중앙일보에서 관리한다. 그리고 2016년에 '코리아 중앙데일리'에서 뉴욕타임스 서포터스를 모집해서 '신문 읽는 사람들' (신사) 서포터스 4, 5, 6기까지 했고 최우수 서포터스로써 상도 받았다. 그때 당시 뉴욕타임스를 직접 집 앞으로 배달해주셔서 종이 신문을 읽고 매일 같이 스크랩을 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영어 공부도 되고 세계와 미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subscription 도 가능해서 컴퓨터나 아이패드로도 뉴욕타임스를 읽었던 게 기억이 난다.
'신사' 활동이 끝나고 나서부터 쭉 online subscription을 해왔다. Premium으로 하면 crossword puzzle이나 cooking과 관련된 정보도 받아 볼 수 있다. 한 달에 $12인데 요즘 세일해서 $8이다. 하지만 나는 퍼즐이나 요리에는 관심이 없어서 한 달에 $4를 지불하는 basic subscription으로 뉴욕타임스를 읽고 있다. Breaking News 같은 중요한 사안은 그때그때 이메일로, 내가 따로 구독한 칼럼도 매일 아침 이메일로 보내줘서 아침에 눈뜨면 알람을 확인하고 뉴욕타임스부터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어서 참 좋다.
미디엄이나 뉴욕타임스 등 영어를 마음껏 읽을 수 있는 플랫폼은 언제나 내게 도움이 된다. 영어 단어 공부도 되고 몰랐던 phrases 도 알 수 있어서 유익하기도 하고, 또 학생들이 질문하는 것에 대해 찾아볼 수도 있어서, 영어를 가르치는 나에겐 아주 중요한 앱들이다. 나중에는 영어 잡지를 구독해보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맘에 드는 잡지가 딱히 없어서 고민 중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 좋은 영어 잡지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의 지갑을 열었다가 닫게 한 앱들
에버노트는 3년 정도 유료로 썼었다. 꽤 긴 시간 썼었지만 결국 나의 지갑을 닫게 했던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에버노트가 가지고 있는 기능들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실 Evernote를 유료로 쓸 때는 용량이 무제한이고, pdf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 다른 사람들과 파일 셰어링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이었는데, 나는 에버노트를 개인적인 용도로 쓰고, pdf를 만들고 수정하는 앱은 이미 ScannerPro (폰/아이패드 앱) 앱을 쓰고 있었으며, 컴퓨터 용량이 이미 TB 단위로 저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에버노트가 주는 혜택을 많이 못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에버노트를 끊을 수 없었던 이유는 WebClippers 기능이라 해서 내가 들어가는 홈페이지의 내용을 바로 캡처하거나 저장을 할 수 있는 기능 때문이었는데, 그마저 쓸모가 없게 되었다. 내가 클리핑 하고 싶은 기사들이나 자료들은 대부분 뉴욕타임스에 있었고, 유료로 읽고 있어서 그 앱 자체에서 clipping 기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버노트는 나와 더 이상 함께 갈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쓰는 동안에는 편리하게 잘 썼다.
영어를 가르치는 내게 어찌 보면 가장 도움이 되는 앱일 것 같지만 사실 유료로 쓰면서 제일 후회했던 앱이다. 어쩌면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Premium으로 하면 단어 선택도 잘 도와주고, 헷갈리는 관사도 척척 수정해준다길래 했는데 에러가 너무 많이 난다. Grammarly는 어디까지나 기계가 하는 거였는데 나도 모르게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보다. 처음에 욕심부려서 1년 치 했다가 그대로 날렸다.
영어로 글을 쓸 때 정말 기본적인 문법이나 철자, 구두법 (punctuation) 등 정말 베이식한 첨삭이 필요하신 분들께는 Grammarly Basic을 추천한다. 물론 공짜이고, 기본적인 것은 척척 잘 해낸다. 하지만 완벽한 첨삭을 바란다면 Grammarly Premium 은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어디까지나 기계일 뿐이다.
노션은 대학교 때 사용했던 이메일(학생 계정)을 기억하고 있으면 Personal 버전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그리고 나는 내 대학시절 때 계정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 계정으로 들어갔더니 personal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줘서 굉장히 편하게 쓰고 있다.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나는 그중 To-Do List 기능을 제일 좋아한다. 제일 깔끔하게 내가 해야 할 일을 정리해줘서 요긴하게 쓰고 있는 앱이다.
또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폴더별로 정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고, 폰에서, 컴퓨터에서, 언제 어디서든 열람할 수 있어서 정말 편하다. 누군가와 노트를 나눠야 할 일이 있을 때도 이메일 대신 노션으로 착착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앱이다. 모두들 노션 하세요!
정리를 해보니 세상은 넓고 좋은 앱은 정말 많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
아날로그 감성이 그득한 나에게는 어쩌면 돈을 주고 앱을 쓴다는 것이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하나, 괜찮다.
삶의 질이 올라가고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다면야. 암, 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