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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여울 Aug 08. 2023

저작권 침해 신고를 했다

네이버 게시중단 요청 서비스


내 글무단 도용 당했다. 말로만 듣던 일을 내가 당하고 보니 기가 막혔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구글에서 특정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했다. 마우스로 모니터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이다 보니 우연히 내가 브런치스토리에 발행한 글 몇 편이 검색되었다. 인터넷에서 내 글이 검색되는 게 참 신기했다. 공개적으로 쓰는 글이니 앞으로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네이버에서도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고 싶었다. 평소 나는 네이버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네이버에서는 어떤 글들이 검색되는지 궁금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같은 키워드를 입력했다. 그런데, 내 글이 타인의 블로그에도 버젓이 게시되어 있었다. ‘어, 이게 뭐지?? 내 글이 왜 이 사람 블로그에 게시되어 있는 거지???’ 심지어 내가 발행한 글이 네이버 블로거의 글 아래에 있었다. "햐, 기가 막힌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다.


게시물에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그저 내 필명만 제목 아래 작게 표시해 놨을 뿐. 사진부터 글까지 완전히 내가 발행한 글과 똑같았다. 나에게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무단 복제한 것이다. 게다가 글에 #해시태그를 30개나 붙여 놔서 내 글은 온통 해시태그로 도배되어 있었다. 심지어 제목에도 해시태그를 붙여 놨다. 글을 제대로 읽을 수조차 없었다. 글을 읽는 동안 내가 난도질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글의 출처도 밝히지 않고 글을 온통 해시태그로 도배해 놓은 것은, 블로거가 영리적인 목적을 위해 내 글을 무단 복제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사진 아래에 광고 1개, 글 맨 아래에 광고 3개가 붙어 있었다. 네이버에서는 블로그 게시물의 노출수에 따라 광고수익을 얻는 걸고 알고 있다. 내 글에 많은 해시태그를 붙인 것은, 키워드 검색을 통해 블로그로 유입되는 방문자를 늘리고 싶었던 것이다. 내 글을 블로그에 사용하고 싶었다면 내게 먼저 동의를 구해야 했다.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URL을 복사해서 넣어야 했다. 블로그 게시물에는 “정성스러운 포스팅을 잘 보고 간다”는 댓글도 달려 있었다. 나는 그 댓글을 보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성스러운 포스팅이라니!"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브런치스토리에서는 글을 복사해서 붙여 넣기가 불가능하다. 분명 다른 플랫폼에서 무단 복제를 한 것 같았다. 몇 주 전 새로운 플랫폼에 글 몇 편을 올렸는데, 블로거가 거기에서 무단 복제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플랫폼에는 아직 창작자 승인만 받아 놓고 단 몇 편의 글만 올려놓은 상태이다. 브런치스토리 이외에 다른 플랫폼에서도 내 글을 한번 심사받아 보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혼자 고민하다가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다. 머리가 아팠다. 잠시 머리를 식히려고 내 브런치스토리에 로그인했다. 피드에서 관심작가님들이 올려놓으신 글을 살펴보는데 눈는 제목이 있었다. 바로 무단 복제에 관한 글이었다! 세상에, 이 분나와 비슷한 일을 당하셨다니!! 나는 작가님이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궁금하여 글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제일 빠른 방법이 네이버에 직접 게시중단 요청하는 것이라고 써 놓으셨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글에 네이버 게시중단 요청 서비스 링크까지 걸어 놓으셨다.


네이버 신고센터에 접속했다. 필요한 자료는 간단했다. 휴대폰 등으로 본인 확인 후, 주어진 양식을 작성하고, 저작권리자임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서 제출하면 됐다. 그런데 저작권리자임을 소명하기 위해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다시 작가님께 댓글로 여쭤 보았다. 저작권 침해를 받은 글에 수정 기능으로 들어가서, 발행 버튼과 내 브런치스토리 URL 주소가 보이도록 캡처해서 첨부하라고 하셨다. 주어진 양식을 작성하고 스크린 캡처한 사진을 첨부해서 제출했다. 


게시중단 요청 서비스 홈페이지


필요서류 안내


서류 제출 후 12시간 만에 이메일로 검토 결과를 받았다. 게시 중단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블로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았다. 내 글이 게시되었던 곳에는 저작권 침해로 게시 중단되었다는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네이버 검색에서도 블로그 글은 삭제되고 내 글만 검색되었다. 그제야 속이 시원했다. 도와주신 작가님께도 댓글로 검토결과를 알려 드렸다. 정말 감사했다.


글 쓰는 과정은 만만하지 않다. 오랜 시간 고민며 쓴다. 썼다 지우기를 무한 반복한다. 다 써 놓고도 여러 번의 퇴고 과정을 거친다. 이번에 무단 도용된 글은 특히 내가 시간을 많이 투자하여 쓴 글이다. 글에 쓰인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조금이라도 나은 사진을 찍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여러 장을 찍어 고른 것이다. 내 글과 사진을 그렇게 쉽게 무단 복제해서 본인 블로그에 게시하고, 단 1원이라도 광고 수익을 얻었다면, 글 쓰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출처를 정확히 밝혔다 하더라도 내 글이 온통 #해시태그로 도배되어 있었다면 나는 분명 게시중단 요청을 했을 것이다.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무단 복제한 창작물은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행위이제 마음속 깊이 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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