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워커 Apr 11. 2023

퇴근 후 업무 디톡스 실천하기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일상에 절취선 만들기

내 삶에서 일을 빼면 뭐가 남지? 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일 이외의 나머지 시간의 퀄리티를 높여보기로 했다. 일 말고 나만의 안식처, 피난처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시간, 공간, 기기 분리를 통해 일과 개인의 삶 사이에 절취선을 그어주는 것이다.



#1 퇴근을 선언하자

업무 메신저 알림은 업무시간에만 On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업무는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다면 굳이 출근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때에 따라 주말에 잠깐 일하기도 하고 평일에 굳이 일이 많이 없으면 여유를 가지면서 쉴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는 건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메신저 앱 슬렉은 각 채널마다 들어가 있고 수많은 채널별로 알림이 울려댄다. Direct 메시지, 프라이빗 채널 메시지, 전체 공개 채널 메시지 등... 하지만 그동안은 혹시라도 내가 꼭 봐야 하는 메시지를 놓칠까 봐 알림을 꺼두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알림 공해와 스트레스가 심하다. 알림이 울리지 않을 때도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게 되고 심지어 식사 시간이나 퇴근 후에도 예외는 없다. 뭔가 안한일이 있을까 봐 걱정과 불안함이 항상 깔려있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라도 퇴근 후에는 일부러 휴대폰 안 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업무용 슬렉은 퇴근 후에는 Away 모드로 설정하고 초록불 OFF 한다. 업무용 재택 책상에서도 퇴근하고 거실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스스로 퇴근을 선언한다. 일명 셔터 내리기이다.


의식적으로 이렇게 셔터를 내리고 나면 저녁 식사를 시작으로 개인 시간이 시작됨을 알린다. 업무와 개인의 삶이 혼재된 정신없는 삶을 정리한다. 어영부영 질질 끌지 말고 얼른 업무로부터 도망쳐!




#2 침실에서는 휴대폰 금지

나만의 디지털 디톡스 존 만들기

저녁 10시

침실에 들어가기 전 휴대폰 모닝콜 알람이 제대로 설정되었는지 확인하고 충전기에 꽂아둔다. 아침에 기상하기 전까지 휴대폰은 거실에 둔다. 거실에 휴대폰을 두고 잠들게 되면 잠들기 직전까지 핸드폰 보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기상 알림을 끄기 위해서는 거실까지 나와야 하니 알림을 끄고 다시 잠들 불상사도 없어지게 된다.


그리고는 읽을 책 한 권, 노트와 펜, 아날로그시계를 챙겨서 침실로 향한다.


가끔 아이패드를 챙기곤 하는데 책이나 오디오 콘텐츠를 듣거나 노션, 캘린더 정리 용도로만 쓴다. 알림도 대부분 꺼둔다. 아주 예전에 이벤트 당첨 선물로 받은 기기인데 용량이 32G여서 많은 앱을 설치할 수도 없다. 심지어 오래 사용하지 않은 앱은 자동으로 삭제된다.


정말 딱 필요한 앱들만 설치하게 되니 진짜 나에게 뭐가 필요한지만 골라낼 수 있게 된다. 과잉에 시대에 '제한'이라는 장치는 불필요한 요소를 다 잘라내고 내 욕망을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설치된 앱은 딱 14개이다.


노트는 무인양품에서 산 A6(105*148mm) 사이즈 짜리로 휴대성이 좋고 무선 간격이 내 글씨 크기에 딱 적당해서 흔치 않게 거의 끝까지 쓴 노트 중 하나다. 여러 가지 노트 사이즈를 시도해 봤는데 '휴대성'을 생각하면 A6로 정착하게 될 것 같다.


일기에는 주로 오늘 한 일을 사실 대로 적고 그때의 감정이나 배운 점들을 의식의 흐름 없이 나열해 간다. 그러다 보면 내가 보완할 점이나 '내일은 이렇게 시도해 봐야지', '이런 건 오늘 못했네' 등을 생각해 내게 된다.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탐색하기로 시간을 버리지 않으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생긴다. 카카오톡도 그렇게 급한 연락은 많이 없다. 다음날 확인하고 답장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책을 읽을 때도 내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문체를 가진 술술 읽히는 책을 가지고 들어간다. 많이 읽을 필요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으로 가득 찬 책은 쓱쓱 읽어 내려가는 게 아까울 정도니까. 소중한 문장 1~2개 정도만 자기 전에 기억할 정도로만 곱씹는다.


이렇게 저녁 의식을 치르고 나면 취침시간은 보통 12시를 넘기는 일이 없다. 마지막으로 취침 시간을 아날로그시계로 확인하고 조명을 낮게 조정하고 잠에 든다.




#3 나의 몸과 건강을 돌보는 모닝 루틴

건강 기록하기, 아침 운동하기

휴대폰 없이 잠들기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에는 모닝콜이 채 울리기 전에 눈을 뜬다. 휴대폰이 옆에 없으니 밤늦게까지 잠을 못 잘 일이 없기 때문에 빨리 잠들고 일찍 일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찍 일어나게 되면서 출근 전 아침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오전 7시

공복 몸무게를 재고 따뜻한 물을 끓어 빈 속을 달랜다. 거실 창문을 살짝 열어두도 5분간 환기를 한 후 간단한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 30분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이 때도 되도록 휴대폰 알림은 최대한 보지 않도록 노력한다.


동작 하나하나 네 집중하다 보면 힘들이지 않아도 집중력이 높아지고 잠이 깬다. 보통의 나였다면 일어나서도 바로 메신저를 확인하고 쌓인 알림을 봤을 텐데 이 루틴을 시작한 이후로는 되도록이면 쌓인 알람은 오전 9시 이후로 확인한다.


격한 운동은 아니지만 땀이 날 정도로 몸을 움직여준다. 그리곤 30분이 지나면 샤워를 하면서 한 번 더 몸을 깨워준다. 샤워를 마치몀 다시 거실로 돌아와 오늘의 몸무게와 운동 내용을 노션 캘린더에 하나씩 채워 넣는다. 하나씩 쌓여가는 기록들이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단단한 나를 쌓아가는 느낌이어서 뿌듯하다.



 자유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 직장인이지만 비교적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게 어쩌면 엄청난 특권인데 그 권리는 너무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나 말고 일 할 사람은 많다. 유연 근무 시간대만 지켜 출근하면 된다. 할 일만 제대로 해내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만든 룰을 제대로 지켜내자. 내 삶을 먼저 지켜내자.



작가의 이전글 일주일에 며칠 출근하는 게 효과적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