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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Oct 18. 2021

미국에서 수업을 듣고 느낀점

미국 커뮤니티 컬리지의 수업

나는 편입을 목적으로 미국의 커뮤니티 컬리지에 입학했다. 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나왔으며 영어를 그리 잘하는 편도 아니었다. 나는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어떻게 공부를 했고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수업을 들은 후기를 남겨보자 한다.


커뮤니티 컬리지에서는 general education이라고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이 골고루 과목을 수강해야한다. 자신의 전공이 문과쪽이더라도 수학과 과학을 어느정도 들어놓아야 한단소리다.


1. 수학

나는 수학은 미적분학을 들었고 과학은 천문학과 생물학을 들었다. 한국에서는 유명한 소문(?)이 있는데 한국의 수학은 무척 어려워서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면 수학을 엄청 잘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한국의 대학수학을 배워본적이 없어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그 소문은 어느정도 사실인것 같다. 확실히 컬리지에서 미적분학을 들었을때 절반정도는 한국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이었다. 그리고 다른 외국인 학생들보다 한국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수학 성적이 높았다. 나도 한국에서 수학을 못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수학은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맨 처음으로 들은 수학 수업을 드랍하게 되었다. 솔직히 조금 충격먹었다.


내가 왜 어렵지 않은 미국수학에 적응을 못하지?


그 해답은 간단했다. 나는 수학을 암기과목처럼 공부를 했던것이다. 내가 한국에서 수학을 잘한다고 착각했던 이유는 그저 많은 문제 유형을 암기하고 암기한 해답을 그대로 풀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문제를 조금이라도 꼬거나 좀더 심화적으로 나오면 문제를 아예 못풀었었다. 그래도 항상 상위권에는 위치했었는데 미국에서는 좀 달랐다.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잘 못풀만한 그런 문제들이었다. 결국 첫번째 수업은 드랍하고 두번째 수업에서는 다시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기초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번엔 이해가 가지 않아도 인터넷 강의 영상을 어떻게든 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결국에 그렇게 차근차근 배우다 보니까 다른 심화문제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보이게 되었고 결국 나는 두번째 수업에서 A를 받을수 있었다.


2.과학

과학은 솔직히 말해서 어렵지 않았다. 과학의 심화과정을 배우는것이 아닌 맛보기만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영어를 못해도 커버가 가능했다. 물론 내가 영어를 잘했다 하더라도 과학에서는 전문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모르는 단어들은 따로 또 뜻을 찾아봐야 했을것이다. 요새는 온라인 사전들이 너무 잘돼있어서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다.


과학도 한국과 달리 무조건 암기하게 하지 않는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보면 그 과목의 기초적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풀지 못하는 문제가 많이 나온다. 예를들어서 객관식으로만 나오는것이 아니라 객관식, 단답식, 주관식으로 해서 많이 나온다. 그리고 무작정 외우는 것이 아닌 진짜 그 과목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니 흥미가 생기고 재밌었다.


3.영어 

여기서 영어란 외국인들이 듣는 영어수업이 아닌 한국에서의 ‘국어’ 와 비슷한 개념이다. 즉 원어민들을 가르치기 위한 영어수업이라는 말이다. 나는 이 수업이 제일 걱정됐었다. 내 주변에 원어민들만큼 엉어를 잘하는 친구들도 A를 못맞았다는 말이 많이 들려왔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유학생이고 미국에 온지 고작 1년밖에 안된 내가 이 수업에서 A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이 수업은 주로 민감한 사회 문제들에 대하여 에세이를 쓰거나 수업에서 배운 논리적 사고방식대로 에세이를 쓰는 방식이 많았다. 또 한 책을 읽어서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과 토론을 한다음 에세이를 쓰는 형식도 있었다.


나는 첫번째 에세이에서 처참한 성적을 받았었다. 정확히는 에세이의 초안을 내는것이 그날 과제였는데 A는 커녕 B도 못맞을 점수를 받았다. 처음에는 절망했지만 나는 교수님한테 내가 왜 이런 점수를 받았는지 물어보았다. 그리고 교수님한테 들은 피드백대로 내 에세이를 고쳐 나갔다. 문법이나 문장의 형식들은 구글에 쳐가면서 수정해갔다. 무엇보다 에세이를 쓸때 너무 잘쓸려고 하지 않았다. 무슨뜻이냐면 에세이를 쓸때 쓸때없는 기교를 넣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간단 명료하게 내가 전하고 싶은 주제만 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식으로 차츰차츰 나의 에세이를 다듬다 보니 좋은 점수를 받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두번의 영어수업에서 모두 A를 받을 수 있었다


4. 역사

미국에서 역사수업은 듣는게 아니라고 했다. 왜냐하면 역사수업은 읽을것도 많고 쓸것도 많고 외울것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졸업하거나 다른 대학교로 편입을 하려면 무조건 미국역사를 최소한 하나 이상은 들어야 한다. 미국역사에 하나도 관심이 없었던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미국역사를 들었다. 내 기억상 미국이 남북전쟁을 하기 이전의 역사를 배웠던것 같다.


미국이 역사를 가르치는 방법은 다른 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떤 나라든 자신들의 역사를 가르칠때 다른나라에게 했던 추악한 짓은 모두 지워버리고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포장한다. 미국은 예를들어 인디언에게 했던 나쁜짓은 거의 가르치지 않고 자신들이 했던짓이 옳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었다. 물론 이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계고 약한자들은 도태되는 세상이기 하지만 나는 자신들이 행했던 어두운 면까지 모두 기억해야 진정으로 역사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든, 영국이든, 독일이든, 일본이든 우리나라든 자신들의 역사를 무조건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드러내야 나중에 후손들이 옳고 그름을 더 명확히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커뮤니티 컬리지의 레벨은 그렇게 높지 않아서 나는 이 수업도 A를 받을 수 있었다. 그저 잘 읽고 잘 쓰면 되는 그런 수업이었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커뮤니티 컬리지의 수업들은 대부분 자신이 진정으로 A를 맞으려고 노력만 하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수업들이 많다. 그러면 모두가 학점을 만점받을수 있는거 아닌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커뮤니티 컬리지의 2년 여정은 지구력 싸움이다. 2년 내내 최상의 집중력을 유지해야하고 실수를 해선 안된다. 그리고 대외활동도 게을리 해선 안된다. 결국엔 이런 집중력이 나중에 편입할때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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