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Nov 13. 2021

미국 하숙집 멤버 소개

내가 살던 하숙집

나는 미국에서 살때 한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살았었다. 하숙집은 알바니(Albany)에 위치해 있었고 버클리(Berkeley)까지는 차로 10분정도 거리였다. 하숙집 아줌마와 아저씨는 내가 미국에서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하숙집에는 나 포함 6명의 하숙생들이 있었다. 하숙생들은 각자 하는일이 달랐다.


한명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AU(Academy of Art University)라는 미대에 다니고 있었다. 이 형의 전공은 순수미술이었고, 당연히 그림그리는것을 좋아하였다. 미대다니는 이 형은 항상 나에게 자신만의 갤러리나 전시회를 열고싶다고 말해왔다.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주변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해나가는 이 형이 멋있었다.


두번째로, UC 버클리(Berkeley)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형이 있었다. 이 형의 전공은 기계공학이었는데 정말 똑똑했다. 버클리 공대 대학원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내가 이 형을 처음 봤을때 이십대 중후반이었는데, 노는것을 굉장히 좋아하면서도 공부는 잘했다. 그래서 더욱 신기한 형이었다.


세번째는, 나랑 같은 커뮤니티 컬리지에 다니고 있는 형이었다. 그래서 학교도 같이가는 경우가 많았고 수업도 일부러 같은것을 듣기도 했다. 이 형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군대 전역후 미국에서 다시 시작한 케이스이다. 전역 후에 나이가 적지 않았음에도 이 형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도전을 택했다. 나와같이 UC 버클리를 목표로 두고 있었으며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다른 대외활동도 열심히 했었다. 나도 솔직히 말하면 이 형에게 자극받아서 더 열심히 공부한 적도 많았다.


네번째는 이미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미국 국가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박사님이 있었다. 박사님은 대학교까지 모두 한국에서 졸업하고 박사과정만 미국에서 밟은 케이스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결혼해 아내와 두 딸이 있었다. 하지만 직장을 알바니 근처로 잡은 바람에 플로리다에 두 딸과 아내를 두고 이곳 하숙집까지 오게 된것이다. 생물 공학을 전공한 박사님이었는데 한국에 있었을때 식품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었다. 박사님은 좋은 직장에 안정적으로 한국에서 살고 있었지만 아내와 같이 살기 위하여 다 때려치고 미국으로 온 것이라고 한다. 결국에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미국 국가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박사님도 굉장히 배울게 많은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다섯번째로 또 나와 같은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니고 있던 형이 있었다. 다만 이 형은 나보다 1년정도 선배이기에 먼저 편입하고 떠났다. 수학과였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ucla로 편입을 성공했었다. 이 형은 싱가폴에서 국제학교를 다니다가 졸업하고 미국으로 온 케이스였다. 그래서 그런지 영어를 꽤 잘했었다.


이 형이 떠난 자리에 한 누나가 들어왔었다. 이 누나는 그 당시 UC 버클리에 영문학과를 전공하고 있었다. 누나는 중학교때 미국으로 이민온 케이스인데 영어를 굉장히 잘했다. 그리고 공부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누구보다도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 결과 유씨 버클리에서 복수전공을 해내고 거의 올 A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누나는 보스턴에 있는 버클리(Berklee) 음대도 붙었었다는 점이다. 보면서 나는 참 열심히 하고 재능도 많은 누나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이 사람들은 같이 살면서 내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이다. 옛날 중학생때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하숙집 라이프를 부러워 했었다. 같이 하숙집에 오순도순 살면서 자신의 청춘과 대학생활을 같이 보내는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나는 하숙집에 살면서 내 청춘을 정말 재밌게 보낸 것 같다. 같이 놀러가기도 하고 내 다른 대학친구들을 하숙집에 불러와 같이 놀기도 했다. 그리고 다른 하숙생들을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었다.


이십대 초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미국으로 와 자칫하면 방황의 길로 빠질 수도 있었던 나에게 열심히 사는 것이라는게 뭔지 보여준 하숙생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작가의 이전글 전공 선택의 어려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