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한 학교에서의 첫 수업
드디어 개강을 했다. 오티때문에 미국으로 일찍 입국해서 거의 한달간 엘에이에 적응 할 시간이 있었다. 덕분에 첫 학기에 대비할 준비는 충분했다. 먼저 편입한 선배들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던 소리가 있었는데 바로 UC(캘리포니아 주립대)가 CC(커뮤니티 컬리지) 보다 학점 맞기 열배정도 어렵다는 거였다. 솔직히 어느정도 과장된 소리도 있겠지만 나는 첫 수업을 듣기 전에 긴장하고 있었다.
동시에 나는 기대도 했다. 나름 명문대라고 불리는 학교에서의 수업은 커뮤니티 컬리지와 얼마나 다를까? 커뮤니티 컬리지에서의 수업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너무 쉬워서가 아니라 너무 진부해서 였다. 교과서에 있는 그대로 수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교육은 한국에서 선진교육이라던데 내가 들은건 그렇지 않았다.
첫학기에 나는 전공수업 두개, 그리고 교양 한개를 신청했다. 교양은 내가 평소에 관심있던 역사를 들었다.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너무 편입을 하기 위한 수업만 듣다보니, 내가 듣고싶었던건 듣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 수업은 리스크가 컸다. 역사수업은 전통적으로 읽을게 많고, 외울게 많았기 때문이다.
첫번째로 강의실에 들어가고나서 느낀 감정은 사람이 많다 였다. 커뮤니티 컬리지에서는 한 수업에 30~40명씩 수업을 들었는데, 여기는 100~200명씩 수업을 듣는다. 살짝 강의실이 비좁은 느낌이 났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수업은 ppt파일로 했다. 솔직히 수업은 그저 그랬다. 지루한것도 똑같았다. 수업 하기 전에 읽기 과제를 내주고, 수업은 그 읽기 과제를 이해시켜주는 것이었다. 그냥 양이 많아지고 수업 난이도가 올라갔다는것 빼고는 가르치는 방식에서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던것 같다.
4년제 주립대와 커뮤니티 컬리지와 가장 달랐던 점은 디스커션(discussion), 즉 토의 수업이었다. 토의 수업은 한과목에 하나씩 할당되어 있다. 예를들어 내가 이번학기에 3과목을 듣는다 치면, 수업은 토의 수업까지 합쳐서 총 6개가 되는것이다. 토의수업은 50분간 진행되며 주로 수업시간에 했던 내용을
리뷰하거나 수업의 주제에 대해서 토론을 한다.
우리끼리 공부해야하는 주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다보면 그냥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 훨씬 이해에 도움이 된다.
토의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TA(Teaching
Assistant), 즉 조교가 진행한다. 보통 시험을 체점하는 것은 조교가 하니, 토의수업때 활발하게 참여하여 조교와 친해지거나 눈에 띄면 그만큼 시험때 더 유리해질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에세이를 쓰는 과제가 있을때마다 끊임없이 조교를 따라다니며 내가 지금 잘 쓰고 있는건지 체크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이런 방법을 싫어 할 수 있으니 유의하도록 하자. 어쨌든 나에게 이러한 토의수업은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특히 나같은 유학생은 수업때 놓치는 내용이 많을 수 있으니, 디스커션 수업때 최대한 집중해서 놓친 내용들을 매꾸는 것이 중요했다. 확실히 이러한 수업 방식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