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환절기 Nov 20. 2021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란 존재할까

영화 <먼훗날 우리>에는 사랑보다 후회가 더 많다.


"난 내 삶에 후회같은건 없어"


고등학교때 친구가 했던 말이다. 약 18년전에 했던 그 친구의 이야기가 아직도 생각나는 이유는 그때 내가 속으로 의아함을 가졌기 때문이다. 자신은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자신감이 넘치던 그 친구는 이상하게도 남을 놀리는 것들을 좋아했는데 그래서였는지 그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안한다는 말을 듣고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끼야. 후회를 안하니까 발전이 없지."


후회없다는 분들 중에는 제발 좀 후회를 하셨으면 하는 분들이 많다.


 영화 <먼훗날 우리>를 보고 가장 많이 생각난 단어도 '후회'다. 남자주인공 젱친이 만든 게임은 캐릭터가 '미안해'라는 사과를 한다. 사과를 한다는 것은 결국 내 과거의 행동을 후회한다라는 의미이고, 이 메시지는 영화 내내 반복된다. 그리고 나에게 영화 본편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장면은 엔딩크레디트와 함께 나오는 일반인들의 과거연인에 대한 메시지들, 그리고 과거연인을 향한 메시지에 이어서 나오는 젱친의 아버지를 향한 편지였다. "살아계셨을 때 이 말을 하지 못한게 후회돼요. 아빠, 사랑해요."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사랑한다고 말을 했다면 후회가 들지 않았을까? 더 잘해드릴걸, 더 자주 만날걸 하는 후회가 생길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하던 후회를 남긴다. 최선을 다 했어도, 온 마음을 다 바쳤어도 우리는 후회할 수 밖에 없다. 영화 속에는 젱친과 샤오샤오가 과거를 이야기하며 과거의 행동을 후회한다.


후회.. 하고 있어요.. 


"그때 네가 안떠났다면 그 이후에 우리는 달라졌을까?"

"그때 네가 용기내서 지하철을 올라탔다면 너랑 평생 함께 했을거야."


"그때 우리가 안헤어졌다면"

"그래도 우리는 헤어졌을껄?"


바로 이어지는 이 모순된 가정법, 잠깐만 생각해도 결국 같은 결과를 마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 결국 그 둘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었음을 이렇게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샤오샤오는 젱친에게 말한다. 


"I miss you. 내가 너를 놓쳤어."


 이미 각자 가정이 있고, 함께 해도 우리는 헤어졌을 것이라는 걸 재차 확인했음에도 계속 과거에 대한 후회는 이 둘 사이를 왕복한다. 우리는 무슨 선택을 했었어도 후회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모든 선택에서 후회한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연 그 사람들도 후회하지 않을까? 그저 후회스럽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던게 아닐까. 


 아마 젱친의 아버지 역시도 잦은 후회를 했을 것이다. 왜 젱친의 부인에게 샤오샤오라고 말했을까. 그때 아들이 병원에 가자고 했을때 가지 않았을까. 혹은 아들에게 더 살갑게 말하지 못했을까 하고 말이다. 과연 우리는 후회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임신을 할 때 까지 아내를 소개 안한 아들 VS 아닌거 알면서 아들의 전여친 이름을 부른 아비.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후회해야한다. 다만 후회에서 끝이 나면 안된다. 더 늦기전에 더 많은 후회를 하고 그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움직여야 한다. 어제를 후회해야 오늘의 좋은 모습을 만들고 미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우리가 서로의 첫 만남이 아닌건 서로를 더 기쁘게 해. Cause I know my past relationships give me lessons" 이라는 버벌진트의 <favorite>노랫말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새 너무 멀리 와버렸다 해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