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거구나.”
공장에서 일했을 때 든 생각이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귀가 멍멍했고, 형광등 불빛에 눈은 늘 충혈됐다.
출근과 퇴근만 반복하다 보니 낮인지 밤인지조차 헷갈렸고,
주말에도 몸이 축 늘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두려웠던 건, 이 삶이 끝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분명 나도 하고 싶은 게 있었고, 꿈도 있었는데
하루하루 그로부터 멀어져 가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라인을 돌리고, 내일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기약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갇힌 듯했다.
돈은 분명 벌렸다.
잔업과 특근까지 신청하며 몸을 혹사했으니 월급은 제법 들어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늘 허기진 느낌이었고,
충동적으로 돈을 써버리기 일쑤였다.
몸은 지쳐 있었고, 마음은 텅 비어 있었다.
결국 손에 남는 건 거의 없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처음엔 힘들어 죽겠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몸이 버텨내고 있었다.
그 경험 덕분에 지금 나는 투잡, 쓰리잡을 뛰어도
거뜬히 버틸 만큼 단단해졌다.
‘버티다 보면 언젠가 이 경험이 내 삶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프리터족으로 산다는 건 늘 불안정하다.
오늘 일한 자리가 내일은 사라질 수도 있고,
어제 함께한 사람이 오늘은 떠나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은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각각의 순간은 이어지고, 언젠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연결된다.
그때 버텨낸 하루가 지금의 나를 버티게 하고,
앞으로의 삶을 지탱할 힘이 된다.
공장 생활은 정말 고됐지만, 나를 단단하게 만든 시간이다.
나는 그때 비로소 배웠다.
버티는 것, 그리고 그 버팀의 경험이 결국 내 삶의 어디선가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