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던 나에서, 끝까지 버틴 나로
예전엔 일하다 힘들면 도망치기 일수였다.
말없이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아예 출근을 안 한 적도 있었다.
그땐 그게 최선이었다.
상처받은 마음을 지킬 방법이 그것뿐이었으니까.
오늘도 그때처럼, 너무 서러운 일을 겪었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모욕을 당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럴 거면 그냥 집에 갈까’
그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고 싶어서
어떻게 정중히 말씀드려야 할지,
끝까지 고민했다.
그때 직원분들이 다가와 내게 말했다.
“괜찮아요, 우리가 봤어요.”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심지어 대표님이 직접 와서
“고생 많았어요.” 하시며
포옹을 해주셨다.
그 따뜻함에 잠시 울컥했다.
마치 아버지 품 같은 느낌이었다.
결국 난 그 자리를 지켰고,
하루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쉬운 일로 옮겨져서 몸은 덜 힘들었고,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퇴근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울며 도망쳤을 텐데,
이젠 끝까지 버티며 내 자리를 지켰구나.
스스로 조금은 성장했구나, 느꼈다.
사람의 따뜻함이 나를 잡아줬다.
그리고 오늘,
그 따뜻함이 내가 버틸 이유가 되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