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도너스 사이트 가입부터 출전 당일 아침까지
코리아 란도너스라는 단체가 있다. 200 km, 혹은 그 이상의 장거리를 외부 도움 없이 자력으로 달리는 사이클리스트를 란도너라고 부르고, 그런 대회를 란도너링, 혹은 브레베라고 부른다. 브레베는 비경쟁 대회로, 순위를 매기지 않고 제한시간 안에 완주하기만 하면 모두 동등한 완주자가 된다. 보통은 200 km를 13시간 30분 안에 완주해야 한다. 자전거 대회라면 모두 검차 기준 및 안전을 위한 필수 요건이 있을 텐데, 브레베의 경우에는 전기나 기타 연료를 사용하는 모터나 엔진 같은 외부동력이 달려 있지만 않다면 어떤 유형의 자전거든(로드, 미니벨로, MTB, 리컴번트 등)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 검차 기준 및 안전을 위한 필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개인 보험증서 - 사고를 커버해 줄 보험증서
헬멧
전방 라이트
후방 라이트 (2개, 기본장착 1개 및 예비용 1개. 후방 라이트 중 적어도 하나는 상시 켜져 있어야 함)
반사 조끼
발목 반사 띠 (양쪽 발목 모두)
우선 브레베에 참가하고 싶다면 코리아 란도너스에 가입을 해야 한다. 홈페이지에서 가입신청을 하고 나면 며칠 안에 이메일로 코리아 란도너스 회원번호가 날아온다. 이 회원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사이트에 로그인하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해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른데, 보통 정해진 날에 정해진 기간 동안의 브레베에 대한 신청이 개시된다. 원하는 날짜와 코스를 선택해서 신청을 하고 나면 계좌번호가 날아오는데, 지정된 날짜 이전까지 금액을 입금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가입 및 연회비/참가비 납부가 끝나고 나면 보험을 챙겨야 한다. 브레베를 뛰러 가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 등에 대해 브레베 측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책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또한 사고시에 대비하여 개인별로 보험을 가입을 해야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보험증서를 들고 갈 필요는 없고, 핸드폰에 사진으로 찍어서 저장해둔 걸 보여주거나 하면 된다. 예전에는 자전거 보험을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몇몇 보험/금융사에서 취급했는데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사용하는 방법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실손보험이나 운전자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거기에서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이나 자전거 관련 특약을 추가하는 방법이다. 제일 많이들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실손보험이나 운전자보험 가입할 생각이 없는데 자전거 보험의 용도만으로 따로 가입하긴 돈이 아깝다. 이런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가입할 수 있는 스포츠&레저보장보험이라도 가입하면 될 듯하다. 보장 범위가 매우 협소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보험을 가입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쓸 수는 있는 것 같다. 지자체별로 시민 자전거 보험을 가입해주는 데가 있는데, 이런 지역에 살고 있다면 그냥 그 자전거 보험 안내문이나 공고문 페이지를 캡쳐해서 보여주면 된다. 은근히 많은 지자체(서울 및 수도권남부만 해도 서울 노원구, 성동구, 성남시, 의왕시, 수원시, 과천시, 안산시, 용인시 등등)에서 이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니 잘 찾아보고 본인이 그런 좋은 동네에 살고 있다면 십분 활용하자. 나는 실손보험이나 운전자보험도 가입할 생각이 없고, 살고 있는 지자체에서 시민 자전거보험 가입도 안 해 주고 해서 저 스포츠&레저보장보험이라도 가입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헬멧은 브레베에 나갈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들 있을테니 패스.
전방/후방 라이트 - 이것도 아마 브레베 나갈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갖추고 있을 것 같다. 다만 후방 라이트는 꼭 두 개 필요하니 하나만 있다면 미리미리 하나 더 준비해 두자. 자전거 주행 시간이 꽤 길고 공도도 많이 타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여분을 준비하거나 충전할 만한 준비를 갖추고 가야 한다. 200 km 대회 때는 야간주행을 안 해도 될 수 있지만 300 km 넘어가면 거의 분명하게 야간주행을 해야 하므로 충분히 강한 전방 라이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전방 라이트도 여러 개 준비하는 게 안전하다.
반사 조끼 - 참가자 중에서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을 위해 브레베 접수처에서 살 수도 있지만 미리 사 두면 더 좋다. 나는 찍찍이로 체결하는 걸 샀는데, 이거 찍찍이가 빕숏에 닿으면서 빕숏이 헤지는 문제가 생겼다. 아, 아소스 거 사서 두 번째 입는 날이었는데 어찌나 아까워 눈물이 나던지... (나도 뱃살이 없었다면 이런 불상사가 안 났으려나 ㅠㅠ) 가능하면 클립으로 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사면 이런 일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발목 반사 띠는 어느 방향에서든 반사된 빛이 보여야 한다. 나는 잘츠만이라는 데서 나온 걸 샀는데 마음에 든다.
가까운 데 다이소가 있다면 발목 반사 띠, 반사 조끼, 후방 라이트 같은 거 다 다이소에서 살 수도 있다고 한다.
랜도너스 하는 날에는 회원번호를 잘 기억하고 접수처에 가서 면책 동의서 쓰고 보험 가입을 증명할 수 있는 증서 같은 거 사진 보여주고, 브레베 카드를 받은 다음 검차를 받고 브레베 카드에 검차 서명을 받고, 담당자의 출발 전 설명을 잘 들은 다음 출발하면 된다. 가능하면 달리기 전에 든든하게 배를 채워두자. 안 그러면 새벽부터 자전거 타다가 봉크가 나서 고생한다. 달리는 동안에도 은근히 조금씩 쉬는 게 시간을 많이 잡아먹으니 컨트롤 포인트에서 어느 정도 쉴지, 아니면 도장만 받고 바로 뛸지 잘 결정해서 움직이는 게 좋다.
브레베 관련해서 궁금한 게 많을 텐데, 네이버의 랜사모 카페 같은 데 가입해서 정보를 수집해 둬도 좋다. 션님이 블로그에 올리신 랜도너스 준비물에 대한 글도 한 번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