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3 저평가 기업의 저주

끝없는 기다림

by 팥도리

투자를 시작할 때 우리는 모두 ‘저평가 기업’을 꿈꿉니다. 재무제표를 뒤적이고, 차트를 분석하며 “이만큼 싸면 언젠가 반드시 빛을 보겠지”라는 생각으로 값싼 기업, 저평가된 우량주를 장바구니에 담곤 하죠.


하지만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이 저평가란 단어 안에는 ‘기회’ 뿐 아니라 ‘저주’도 함께 있다는 사실을요.


언제까지 저평가일까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시장만 오르면 이 기업도 반드시 오를 거야.”
그런데 이상하게도 열 번, 스무 번을 기다려도 주가는 움직이지 않고, 심지어 시장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평가에는 항상 나름의 이유가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성이 멈췄거나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거나 트렌드에서 벗어난 업종이거나 시장에서 관심을 잃은 오래된 기업일 수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시장에는 이미 반영되어 있다.”
이 낡은 진실을 너무 늦게 깨닫고 후회할 때도 적지 않습니다.


가치와 가격, 그 사이의


물론 진짜 보석은 흔히 ‘저평가’에서 발견됩니다.
하지만 ‘가치’가 있다 해도, 시장이 ‘가격’으로 인정해 주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는 인내와 자기 확신 사이에서 수없이 흔들리게 됩니다. 때로는 그냥 저평가로 남아 있을 뿐 결국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기업도 수두룩합니다.
그게 저평가 기업이 가진 ‘저주’의 그림자입니다.


투자자의 자세


주가만 보지 않고 그 기업이 왜 저평가되어 있는지, 지금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앞으로 바뀔 가능성은 있는지 꼼꼼히 살피는 힘이 필요합니다.


남들이 몰라봤던 진짜 기업을 찾는 건 멋진 일이지만 때론 저평가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의심’과 ‘경계심’도 투자에 꼭 필요한 미덕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저평가 기업의 그림자와 가능성 모두를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한 단계 깊어진 투자자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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