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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Oct 28. 2020

신뢰를 쌓는 법

똑똑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다. 보통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신뢰가 쌓인다. 하지만 똑똑하게 도움을 요청해도 오히려 더 신뢰가 쌓일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잘 알고 최적의 타이밍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은 신뢰를 준다. 그런 사람들과 일을 하면 도움을 줘도 보람이 있다. 나의 도움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멍청하게 도움을 요청하면 내가 도와줘도 뭔가 찝찝하다. 너무 늦은 타이밍에 도움을 요청해서 손 쓸 타이밍을 놓치거나 안 도와줘도 될 걸 요청하는 경우다. 이 경우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게 제대로 된 도움이 됐는지 어떤지 도움을 주면서도 찝찝하다. 이런 사람에게 도움 요청을 받으면 그 사람의 신뢰가 깎인다. 도움을 줬는 데 오히려 찝찝한 기분은 들게 하는 사람과는 일하고 싶지가 않다.


예전 회사의 팀장님은 어떤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나에게 늘 이렇게 도움을 요청한다. "넌 딴 거 하지 말고 딱 이것만 해줘. 딴 건 내가 다 마무리할게." 그분은 기획력이 떨어지지만 아이디어를 잘 갈무리해서 말하는 언변이 뛰어나셨다. 그래서 개똥 같은 아이디어를 줘도 된장 같이 구수하게 풀어내는 분이셨다. 그분은 자신의 무엇이 부족한지 잘 알고 계셨고 그걸 팀원에게 도움 요청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으셨다. 동시에 자신의 강점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셨다. 난 팀장님을 믿고 내가 할 일만 해서 딱 주면 언제나 최고의 골잡이 역할을 해주셨다. 반대로, 내가 이렇게 도와주는 게 맞나 늘 찝찝한 기분이 들게 도움 요청하는 사람도 늘 있다. 


신뢰는 내가 호의를 베푼다고만 쌓이는 게 아니다. 내가 아쉬운 소리를 하고 부탁과 요청을 해도 쌓일 수 있다. 오히려 이걸 잘 이용하면 도움을 구하는 게 오히려 자신의 신뢰를 쌓는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다. 난 A를 못하지만 반대로 B를 더 잘한다는 전략적 PR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똑똑하게 도움을 요청해도 신뢰는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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